떠나고 싶다.
탑을? 경주를? 유적지를?
산으로? 바다로? 폭포로?
꽁꽁 묶여있는 몸과 맘이 떠난다고 풀릴리 만무하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는 건 또다른 소모가 아닐지...
해서 뒤적인다.
사진을,
향기를,
그리고 지금의 공간이 아닌 곳을...
<오사카성에서...>
왜 이 사진이 눈에 들어왔을까?
오붓하게 앉아있는 연인의 교태가 예쁘다.
떠나고 싶은 마음에 왜 동반을 생각할까?
사치일까?
낭만인가?
어쩌면 그곳이라는 공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나눔이 중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눔에 중요한 건 교감과 시간과 열림이기 때문이다.
<고베 메모리얼파크...>
열림이 없는 교감에는 울림이 없다.
영혼의 교감과, 시간이라는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향기...
그 향기는 설레임이라는 향수로 자극되고, 그리움이라는 묘약으로 코팅된다.
삐딱한 가로등에 파란 바다...
저들이 기억하는 건 삐딱하게 기울어진 가로등이 아니라 파아란 바다겠지?
무엇을 기억하고자 붙여진 이름인지 모르는바 아니지만,
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갈라진 땅으로 깨어지고 부서진 흔적보다
그 공간과 시간에 새기고 싶은 추억일 것이다.
향수, 추억, 그리고 그래서 만들어지는 아득한 상상...
지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향수와 추억의 고갈 때문인지 모르겠다.
<오사카 신사이바시에서...>
추억과 향수는 반복일까, 축적일까, 재생일까?
비슷 비슷한 양태와 사이클을 갖는다고 표정과 향기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거리 자판기인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동안 똑같지만 다른 모습, 하나 틀리지 않은 표정에서 나는 발을 떼지 못한 체 머물러 있었다.
서로 다른 표정과 변화의 다양함을 찾으려고...
그리고 절대 다를 수 없는 눈망울들에서
나는 조금씩 다른, 다를 수 밖에 없는 그리움에 묘한 쾌감을 즐기고 있다.
<오사카성...>
다시 성으로 돌아오며 나는 조각 조각 흩어진 마음을 이어 붙인다.
하나씩 쌓아본다.
구상할 수 없는 조각들이 이어붙여쌓여세워진 수십 혹은 수백년의 이야기를 뜯어 본다.
종이짝처럼 잘리워진 돌들이 층층이 겹겹히 쌓인 강고한 성벽...
하나 같을 수 없는 마음들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벽, 성, 담 다양한 이름의 하나의 모습에서 아직까지 채워지지 않은 공간을 찾고 있다.
치밀한 이음새와 자유로운 구성을 바라본다.
돌이켜 바라보면 너무나 다르게 나눠진 돌들을의 아름다운 조화와 균형을 생각한다.
서로 달라, 너무나 달라서 하나가 된 벽은 즐거움과 편안함이 아니라 여린 긍정이 만들어낸 숭고함이다.
날카로운 직선에 자유로운 구성과,
견고한 성벽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돌들의 온기를 찾고 있다.
<그곳에서의 똘똘이...>
지금의 내 표정일까?
웃지도 울지도 않는 괴기한 모습...
시선과 공간과 시간과 반복과 다름,
그래서 적재되고 재생되고 또다시 꿈꾸는 자유와 바람과 떠남...
하나 연결되지 않는 마음의 파편들이
오사카성의 돌들의 조화처럼,
자판기의 인형들의 즐거운 반복처럼,
메모리얼파크의 기울어진 가로등 보다 먼저 들어오는 파아란 바다처럼,
내부도 바깥도 보지 않는 진지한 나눔의 시선처럼 어지럽게 쌓이고 있다.
고갈된 설레임과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에
아직도 꿈틀거릴지 모를 열정을 막연한 상상을 들먹이며 정지된 시간속의 향기를 찾고 있다.
<핸드폰으로 찍은 O2리조트...>
빈자리를 채워야 되는데,
아직 몸이 가볍지 못하다.
문득 떠나고 싶은데 왜 일본이 생각날까?
어딘가 가야만 할 것 같은데 왜 그곳이 생각날까?
나라, 교토... 마냥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진 몇장 꺼내본다.
가만보니 이게 700번째 포스팅을 넘어가는데 여전히 무겁다...ㅠㅠ
그래서 같은 사진에 다른 글을 만들고 있다.
주절거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공허한 마음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아서...ㅎㅎㅋㅋ
잠시라도 <시간>을 붙들고 기다림을 하소연하고 있다...^^☆
'일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몇장>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까? 110124 (0) | 2011.01.24 |
---|---|
동대사> 건축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에 빠지다...1010 (0) | 2010.10.15 |
메모> 아오모리현에서 느낀 지진...08072* (0) | 2008.07.29 |
일본>법륭사 3-2... 오중탑을 바라보며... (0) | 2007.01.08 |
일본>법륭사 3-1...법륭사 가람배치와 금당벽화 (0) | 2007.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