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가지라고 하면서, 내용이 너무 없는 거 같아 몇가지를 더 공개한다...111011
1.
추석 연휴 끝난지 벌써 일주일...
커다란 뭔가를 정리한 듯 싶은데도 도통 맘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답답함 때문인지, 아니면 정리하고자 했던 것의 윤곽을 잡아선지 모호하기도 하고...
잠깐이라도 메모를 남기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상황...
어설프지만 남겨본다.
머릿속을 정리하고자 맘먹었던 것에 결실이 있었다면
<하고 싶은 것 100가지를 적는 거>였다.
그것도 연휴가 끝나던 날 밤늦게 똘똘이는 그림으로, 햇살이와 나와 색시는 기록으로...
이런 일이라는 게 시작이 중요한 것이지, 채웠는가는 또 다른 문제...
하나하나 끄적이는 시간...
좋았다.
다시 사무실에 나와 마무리를 해 본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은 또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나눠보니 몇가지로 나뉜다.
되고 싶었던 모습, 남기고 싶은 것들, 여행, 일로 채워보고 싶은 것들, 가족과 함께 해야 할 것,
그리고 한번쯤 경험하고 싶은 것들로...
<무위사 극락보전 측면... 내가 하고 싶은 것, 혹은 해야 할 것들을 메모하는데 왜 내가 좋아하는 맛배지붕 건축, 특히 그 건축물의 측면이 생각났을까? 하고 싶은 일이 닮고 싶었던 사람으로 바뀌고, 다시 닮고 싶은 예술이 되었음을 느껴서일까? 탑이든 건축이든 예술이든 그것에 깃든 품격을 따르고 싶어서일까?... 수수하고 소박한 정면의 느낌과는 또 다른, 담백하고 참한 구성... 참 좋은 건축이다...^^>
2.
남기고 싶은 것들?
대략 15가지 정도...
철학에 대한 것, 경제학에 대한 것, 역사에 대한 것들...
그리고 조금 더 나가면 건축과 답사여행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물론 탑과 가람배치에 대한 부분도 포함해서...
17) 세상을 바라보는 눈으로 ; 역사철학의 틀잡기
18) 나의 정체성이 형성된 우리들의 전근대를 돌아보기 위한 ; 조선 철학사 정리
19) 우리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이었던 시기, 우리의 중세적 원형이 만들어진 ; 600년대 역사 이해하기
23) 나의 정체성과 관련, 원형과 원동력이 숨어있다 생각되는 ; 우리 신화의 이해와 탐구
24) 한국적 건축공간의 역사적 특성과 풍수지리적 친연성 정리
25) 한국 사찰의 가람배치에 대한 정리
26) 한국의 탑, 역사적 흐름과 지역적 특성에 대한 정리
27) 승탑(부도), 부도비, 석등 등의 시대별 분류
28) 내가 좋아하는 불상 정리
*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16, 20, 21은 조금 무겁다...^^
<율리시즈의 시선>에 메모했던 것처럼 나는 여전히,
신의 첫 번째 창조는 <여행과 의심과 노스텔지어>라고 믿고 있다.
그 호기심과 경험과 사유는 여행을 통해 자극되고 여행을 통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31) 석굴암 내부 들어가 보기
32) 지리산 종주하면서 일출 보기
34) 일본의 나라, 교토지역 3박4일 도보로 여행하기
35) 백두산 천지와 금강산, 묘향산 구경하기
36) 고구려의 역사와 홍산문화를 읽을 수 있는 지역 여행하기
37) 초원을 통해 바이칼호까지 가보기
38) 기차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모스크바까지 여행
39)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 연안 여행과
독일인에 대한 이해, 20세기 마천루인 뉴욕, 베트남 등등의 여행이 있고,
48) 경주 남산에서 1박 2일 보내기와
감은사탑에서 일출보기, 정림사탑에서 낮잠자기, 달빛아래서 석가탑보기 등을 포함하면 이게 20가지...
그 다음은 내가 하고 있는 건축과 관련된 일들...
막상 메모해보니 몇가지 되지 않는데 놀란다.
51) 올바른 주택정책에 대한 검토와 자격증과 관련된 내용들, 내부 설계에 대한 부분들...
<봉정사 극락전 측면... 부분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고, 전체가 부분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숨겨진 것들에서 나는 많은 것을 찾고 느끼고 배우고 싶다... 언듯 성기고 초라하게까지 보이는 정면과 달리, 봉정사 극락전의 측면은 어느 건축물도 갖추지 못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구성을 간직하고 있다... 소박하고 담백한 이 건축에 깃든 정교하고 정연한 구성은 우리들이 소홀해서는 안 되는 많은 것, 보고 느껴야 할 많은 것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채워보고 싶은 일들...
55) 팔도에 한명 이상의 친구 만들기
58) 수덕사 대웅전 측면을 닮은 집지어보기
60) 정선, 김홍도, 박수근, 이중섭, 이상범, 고흐의 그림 걸어놓고 보기
64)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70세에 함께 여행하기
66)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양림동/연대 걸어보기
67) 지리산 혹은 독일에서 베토벤 음악 듣기와
여행하면서 친구 만들기와 집과 마음의 고향 함께 걷기 등 15가지 정도...
가족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들도 메모해 보았다.
72) 3대를 생각하여 가풍과 가업 만들기
73) 아이들과 아침 먹으면서 시사 등 토론하기
74) 햇살이, 똘똘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우리보다 오래 살기
77) 일주일에 하루는 꼭 가족과 함께 보내기
78) 가족과 한달에 한번 박물관, 두달에 한번 전시회 가기 및 도서관, 영화 등등 가기
80) 가족과 함께 **에 한번 몸으로 봉사활동 등등 10여가지...
해보고 싶은 것 혹은 꼭 해야할 것들로는
84) 피아노 배우기,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요리 배우기
86) 하루에 한 장의 사진으로 일기 쓰기
87) 바다속 걸어보기
골프에 관한 것 3가지를 합쳐 10여가지...
그래서 만들어지는 내 모습에 대해 풀어보았는데 그게 또 15가지 정도...
이것은 옮겨봐야 도덕 교과서 베껴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스스로 갖춰야할 모습들을 생각하니 낯간지러운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풀어놓고 보니 여전히 모호한 개념들의 연결임을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수덕사 대웅전 측면... 군계일학? 무엇을 기준으로 무엇과 비교하여 최고를 꼽고 논한다는 게 부질없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최고의 건축물로 꼽히는 수덕사 대웅전... 긴 안목과 열린 마음, 그리고 우아한 구성이 만든 조화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건축으로 구현되었다... 다시 한번 가슴으로 담아본다...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함... 곡선과 직선의 완벽한 조화가 주는 편안한 시선... 장중함과 경쾌함이 함께 깃들어진 자유로움... 정말 멋지지 않는가? ^^>
3.
일단 메모를 했다.
남는 것은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와 현실적인 경로모색, 그리고 실천이 아닐까 생각된다.
해서 프린트를 넓게 했다.
하나하나의 일들에 대한 시기와 방법론, 그리고 실천을 위한 준비들을 기록해보려고.
스승을 잃었다는 고백을 한지 꽤 됐다.
닮아야 할 멘토를 잃어버린 것도 그만한 시간이 흘렀고...
아직 늦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은, 해야 할 일들을 버무려서 다시 한번 나의 이미지를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인간상은 무엇인지, 무엇으로 채우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마음은 다시 밝아지는데 도통 몸이 따르지 않음, 나의 게으름을 다시 질타하고 싶다.
미루는 습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만...
아마도 이런 것들부터 하나씩 깨나가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기록>해 봤다는 것이고, 그 <활자>를 내 마음속에 다시 각인해본다.
하고 싶은 100가지...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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