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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일본을 생각하며...1

 

정신없이 바쁜 시간들이다.

벌려 놓은 일들은 많지만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들이 아니어선지

늘상 시간에만 쫓기고 개운한 맛이 없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지만

무엇이 핵심고리인지 일이 일을 물고 있을 뿐이다.


잠깐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도 어설픈데

갑자기 일본이라도 다녀오자는 오너의 한마디...

며칠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음만 더 바빠진다...

여행을 위한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그냥 몸만 따라가는 여행이 되었다...


하긴 이번 여행은 오너의 휴식을 위한 시간...

휴식을 위한 휴식... 꼭 그만큼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다...

잔뜩 무더운 날씨에 홋카이도행 비행기에 양복을 입고 올랐다...^^


잠시 짬을 내 홋카이도에 대한 정보와 알거리를 찾았지만

볼거리나 마음에 담을 그 어떠한 포인트가 없다.

루스츠 리조트란 곳에 짐을 풀고

운동하고 쉬고, 놀고 쉬고, 먹고 쉬는 일이 대부분...

내 여행 스타일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시간...ㅎㅎㅎ

 


 


얼마 전 오크밸리에 간적이 있다.

오후에 운동하고 자고, 다음날 또 땀 흘리고 올라오는...

혼자 콘도에 머물면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 시간의 여유만 있었어도 정리하기에는 정말 좋던데요?

니가 나이가 몇 살인데 정리는 정리냐?

정리는 내가 쓰는 말이고, 니 나이에는 계획이 어울려~~~ ”

오너의 한마디가 오랫동안 머릿속을 멤돌았다...

그래~~~ 정리가 아닌 계획... 내게는 진짜 필요한 말이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도 계획을 만들어 볼까?


처음 일본에 와본게 93년경이니 12년이 되었다.

큐우슈우, 혼슈우, 홋카이도... 시코쿠를 빼놓고 한 바퀴를 돈 것 같다.

후꾸오까, 아소, 벳뿌

오사까, 나라, 교토

도꾜, 요꼬하마, 하꼬네

삿뽀로, 오따루...

물론 가본 곳 보다는 보지 않은 공간이 훨씬 많지만

일본의 시간과 겉모습을 읽기에 적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여행을 정리하면서 항상 목차를 만들었었다.

다닌 곳과, 생각난 것, 그리고 사진들...

그러나 일본을 생각하면 시작과 끝을 종잡지 못한다.

처음 일본에 발을 디디면서 느꼈던 그 강렬함에

아직도 시작을 머뭇거리는지 모른다.


역사, 인문지리 혹은 사회문화, 정치경제, 과학기술, 그리고 자연과 의식주...

하나의 사회와 문명을 접근하는 수많은 통로와

키워드 중, 유난히 일본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는

역사적 과거에서 파생된 거부감과 선입견이

정치경제관계에서 파생된 현실적인 영향력을 압도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관계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관계에서 파생된 어떠한 결과에도 양날의 칼은 숨겨져 있다.

어쩌면 나는 혹은 우리는 그 관계 중 그림자와 칼날만을 보았을지 모른다.

아니면 현실의 열등감을 과거의 우월감을 통해 위안을 받으려는지도 모른다.

양날의 칼날을 외면하고 애써 칼자루를 잡지 못했다고 한탄하는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서로 공감해야할 그 어떤 보편적인 혹은 객관적인 인식을 포기하고

개개인의 잣대와 경험치로 서로를 재단하는지도 모르고...


ㅎㅎ 아무튼 일본의 정리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일본과 무엇을 계획할 것인지를 알지 못하는 우리들의 문제일 수 있다.

함께 해야 할 정당성외에 그 어떠한 방향타 혹은 비젼을 갖지 못하는 한,

우리는 늘상 과거로 회귀하거나 현실의 언저리를 서성거릴 것이다.

나의 일본에 대한 인상도 어려서부터의 교육에서부터 지금까지 집적되고 침전된

꼭 그만큼의 결과를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정리하는 이글 역시 아무런 내용을 담지 못할 수도 있다.

여행기도, 답사기도, 방문기도 아닌... 그냥 인상기???^^

결국 생각이 너무 많거나 혹은 너무 엷어서인지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