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지 꽤됐다...
어떤 영화가 좋을까...^^
항상 글이란 당시의 내 상황이나 심경과 맞물려 있어
지금의 나와 차이가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자각하지만
블로그에 이것 저것 모아 보겠다는 욕심에
묵은 글을 하나 찾았다...^^
<장예모의 연인>이란 영화에 대한 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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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영화를 보기로 했다.
연인을 보기로 했다.
전화 많이 써서 좋은 점 하나는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
나는 무슨 영화를 좋아하지?
<브리이브 하트>류의 역사... <매트릭스> 같은 공상...
<반지의 제왕>같은 신화... <피터팬>같은 소설...
<불멸의 연인>같은 예술... <율리시즈의 시선>같은 철학...
<이연걸>이나 <영웅본색>같은 무협류...
아무튼 그런 영화들...
생각해보면 모든 분야를 좋아하니 아무것도 좋아하는게 없는지도 모른다...ㅎㅎ
<연인>은? 색(色)을 보기 위해...
<장예모>의 작품은 색을 보기 위해 간다는게 맞을것 같다.
<영웅>에서도, 또 초기작품인 <붉은 수수밭>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색이었다.
스토리나 전개는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당나라 말기...
중국은 또 그렇게 부활한다.
넉넉함으로, 화려함으로...
문화와 예술을 간직했음을 웅변하며 당나라가 채색되는게 아니라
중국이 채색되고 있다.
그들의 과거는 당당한 미래의 전주곡이 된다.
15세기까지 식탁보에 코를 풀고 발을 올려놓았던 - 야만인이던 유럽인을 비웃듯
중국의 9세기는 그렇게 그려진다.
가장 화려하게, 가장 아름답게, 가장 풍요롭게...
<장예모>가 그린 당나라의 채색은 21세기에 그리고 싶은 중국의 색일지도 모른다.
<장예모>에게 역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예모>는 늘 시대를 앞세운다.
<장예모>에게 스케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예모>는 중국이란 시간과 공간을 앞세운다.
<장예모>에게 교훈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지하다.
썩 치밀하지 못하고
썩 자연스럽지 못하고
썩 유쾌하지 못한 그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그의 이야기는 늘 허전하다.
그의 이야기는 항상 어설프다.
그의 시작과 끝은 항상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의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아닌 그림으로
줄거리가 아닌 노래로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 본다.
작은 소품을 찾는 재미로
잘잘한 그의 선택을 골라보는 재미로
순간 순간의 자극을 찾기 위해...^^
남자인 나는 <유덕화>의 마음을 이해하나?
여자가 아닌 나는 <장쯔이>의 마음을 이해하나?
바람둥이인 나는 <금성무>의 마음을 이해하나?
그들의 마음은 무슨 색일까? 혹은 무슨 색깔이었을까?
ㅎㅎㅎ
하긴 남여간에 동기와 결과와 시간은 무의미하다...
필요한 건?
방심? 질투? 또는 현재에 가장 충실한 본능?
잠깐의 흐트러짐이 만들어내는 인생의 아기자기함
혹은 다이나믹함은 늘 추억을 만들고
아픔을 만들고
여운을 만든다...
<장예모>, 그에게서 따뜻함을 나는 느껴보지 못했다.
그에게서 편안함을 느껴보지 못한다.
그에게서 사랑의 행복은 없는지도 모른다.
아니? <영웅>과 <연인>에서만일까?
무수한 장치들과 곁가지를 치고나서 남는건
<유덕화>와 <금성무>의 승부...
그리고 <장쯔이>의 선택...
햇빛과 단풍과 눈보라속에 엉켜있는 세사람의 마음...
그들의 마음을 음악이 충분히 살렸을까?
스토리가?
시대가?
색뿐이다...
야속한 사람들...
채 노래가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남과 동시에 일어서는 사람들...
청소하는 사람들...
그리고 황급히 필름을 걷어버리는 극장...
음악을 들으면서 되내이고 싶었던 많은 장면들이 사라져 버린다.
화려한 춤과 정말 화려한 의상...
아름다운 몸놀림과 정말 아름다운 햇빛...
자연속에서, 세주인공의 마음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단지...
빛을 보았을 것이다.
휴식을 취했을 것이다.
영화!!!를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란 그런것...
영화가 주는 작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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