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경주여행 답사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해서 시작하는 글과 갈무리하는 글을 같이 올린다...
워낙 내용이 없어서 함께 올리니 이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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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3년 1월 경주로...
2002년이 지나가고 이젠 대관령에서 떠나야 한다.
새로운 준비와 새로운 마음이 필요할 때...
무엇을 준비할까? 어디로 갈까?
늘 마음에 두었던 곳... 경주로 가자! 남산에도 오르고...
<대관령에서 찍은 설경 ; 그 겨울에 찍었던 설경이 사진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 눈 사진이어서...^^>
1월1일 발왕산 곤도라에 올랐다.
너무 늦은 시간... 게다가 흐린 날씨, 감동 어린 일출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고...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은 역시 다르다.
늘 반복되는 일출과 일몰에도 우리들은 해넘이를 기리고 해돋이를 기다린다.
인간이 부여한 시간의 개념과 감상은 자연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님 공공과 역사의 경험으로 변화를 강요하는 걸까?
<곤도라를 타더라도 스키를 신고서 발왕산에서 볼 수 있는 바다는 정말 상큼하다...>
1,450m 이만한 높이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면...
잔뜩 운무에 쌓인 수평선을 향해 스키어들이 출발한다.
이제 나도 출발해야한다.
또 혼자 떠난다.
아차! 새해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안에 모였던 차량행렬에 나도 묶인건가?
고속도로를 포기하고 동해안 국도를 택할 수밖에 없다.
아... 이속도로 언제 경주에 다다르지?
늘 다니는 눈길이지만 이곳에서도 부분부분 조심해야 한다.
<저 운무너머 바다가 보이는데...^^>
망향휴게소에 내려 바다를 바라본다.
지구는 둥글다!?
근데 수평선은 왜 늘 내 눈 높이지?
언덕에서는 언덕높이로, 산 위에서는 또 그만한 높이로...
바다를 보며 처음 드는 생각 ; 지구는 둥글다는 생각...
그건 내 앞으로 원을 그리는게 아니라, 좌우로 둥글다는 생각을 오늘에서야 처음 한다.
후후, 역시 미네르바 부엉이는 어두워져야 나는가?
그래도 동해안이란 매력은 좌우로라도 둥근 지구를 볼 수 있는 즐거운 곳이다.
<동해바다... 늘 바다에 서서 되내인다... 주문을 외워다오... 주문을... 그 깊고 깊고 푸른 주문을...>
결국 8시간을 넘겨서야 경주에 도착하고,
신문답(?신라문화유적답사회)의 한 회원이 추천한 민박집을 찾는다.
혼자서 민박? 혼자서는 역시 모텔이 편하다.
그래도 이 집에서는 밥도 먹을 수 있고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좋다.
나보고 40대 중반이냐고 묻는다.
이렇게 보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아직 난...하하
하긴 혼자서 이렇게 유유자적 돌아다니니...
37. 경주를 떠나며...
경주여행 답사기를 처음으로 쓴게 96년 1월, 그리고 지금은 2003년 1월...
벌써 7년의 세월이 흘렀다.
기간, 몇 번의 짬을 내 부분 부분 둘러보았지만 전체적으로 다시,
그리고 한꺼번에 둘러본 건 처음이다.
<남산의 소나무 ; 온갖 형상의 소나무들이 제멋대로 자라지만, 그 하나하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그때의 답사기를 다시 읽어본다.
- 신라의 유적들은 생각나지만 경주의 분위기는 모르겠다.
- 경주유적의 총합미가 신라의 총체성으로 발현되어야
유적들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종교와 철학의 보편연속성은 과학과 전설이라는 구체적 분석으로 인해
우리의 감각으로 인지된다.
- 의미있는 시간과 가치있는 공간을 만들려면 항상 아름다운 경험을 필요로 한다.
- 문화미의 풍부함과 자연미의 감동에 예술적 깊이를 알 수 있게 된다면,
그 지성은 참으로 너그럽고 복된 풍요로운 삶일 것이라 믿는다...
첫 답사기에서 너무 욕심이 많았다.
많은 말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몰랐고,
그대로의 유적과 유물을 대하기에는 내가 너무 좁았다.
<옛 도시에서 우리는 많은 무덤을 본다... 많은 삶을 이야기하고, 역사를 생각하고, 사상을 본다...>
7년의 시간... 변하게 뭐지?
유물은 달라진게 없지만, 내가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내가 몇살 더 먹었을 것이고,
몇 년의 사회경험을 더 했을 것이다.
내가 조금 더 변했을 것이다.
<꼭 다문 입술... M(흠)... 많은 얼굴과 많은 미소들 중 유독 A, U, M은 이름을 갖고 있다...>
많은 얼굴들을 봤다.
꼭 다문 입술들...
A(아) U(우) M(흠) 법성과 일체된 자아 발견?
나는 어떤 얼굴과 어떤 말을 그릴 수 있을까?
<낭산... 낮고 작은 산...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이 묻혀서, 역사가 되고 향기가 된다...>
남산에 올랐고, 선덕여왕을 만나고, 신라를 생각한다.
이제 조금은 편안하게 답사기를 시작한다.
누구에게 한말이지?
그때의 답사기도, 지금의 답사기도 여전히 나에게 던진 말들이었을까?
또 다시 7년이 지난 2010년 다시 경주를 답사한다면 나는 어떤 답사기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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