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청마루에? ^^
다소 엉뚱하게...
언젠가 말씀드린데로 일기를 올려 봅니다...
요즘 한동안 얼굴을 생각하다가
햇살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갑자기 인생을...ㅎㅎㅎ
게다가 변화를 생각하고
그러다가...^^
해서 그냥 올려 봅니다...
지루하실까봐 사진 몇장(얼굴사진...)하고
050201 인생?... 얼굴, 선, 색, 형, 그리고 꿈...
1.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 채 며칠이 지나가고...
보다 큰 문제는 또 다른 무엇을 할 여유도 없다는 점...
햇살이 말대로 이것이 인생인지...^^
조카 백일잔치에 가족들이 간만에 나들이를 했다.
햇살이와 햇살모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햇살이 말 한마디에 또다시 한바탕 웃음과 침묵이...
햇살아 피곤하면 그만 자~~~
아빠~~~
잠이 안 오는데도 자야하고
자고 싶은데도 일어나야 하고... ...
하기 싫은데도 해야만 하고
하고 싶은데도 할 수 없고... ...
텔레비전 보는 것도 그렇잖아~~~
보고 싶은데도 볼 수 없고...
참!!! 햇살이는 슬픈 인생이야~~~
ㅎㅎㅎ 인생? 햇살이가 인생을 알아? ㅎㅎㅎㅎㅎ
한참을 웃는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이 그런 인생인지...^^
2.
새해(음력 설날이 지나면...^^)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다...
10여 년 전 쯤... 한동안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보기 위해
돌아다닌 적이 있다...
먼저 찾아다닌 것이 불상이다...
종교적 혹은 정치적, 또는 기복적 영향에서 절과 불상이 만들어졌을 거고
그들이 담고자 했던 혹은 기대고자 했던 표상이 불상이라고 봤고
그 불상의 얼굴은 그때 당시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했을 거란 판단 때문...
각 시대의 얼굴이
당시의 정치, 사회사상, 경제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그 불상의 얼굴은 권위와 경제적 여유를 전제하였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개인적 취향과 이상향을 표현한
절대적 기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완벽함에서는 석굴암의 본존불...
투박하면서도 환한,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마애불...
권위와 도도함에서는 금산사 미륵불...
그리고 멋지고 준수하게 생긴 보리사 석불...
조금 더 대중적이고 서민적으로 절을 떠나면
길가의 많은 미륵불들이 있었다...
안성 아양동의 할머니 미륵처럼 어여쁜 얼굴도 있고
든든하면서도 당당한 안동 제비원 석불도 있고
천진난만한 삼화령 애기삼존불도 있었고(지금은 박물관에 있지만)...
그리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덤불속에 꼭꼭 숨어있는 장승들의 얼굴까지...
거친 손맛에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광주의 길 어귀어귀 마다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장승들이 웃고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빠뜨리기 싫은 얼굴들이 있다면
남해 보리암의 해수관음의 풍만한 미소와
대구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의 근엄한 무게...
일본 법륭사의 반가사유상과
박물관의 반가사유상의 파안직전의 환상적인 미소들...
그리고 거조암을 비롯한 나한전의 무수한 얼굴들...
그 많은 얼굴들 중 내가 닮고 싶은 얼굴...
좋아하는 얼굴...
그리고, 그리고 싶은 얼굴들을 한동안 찾았었다...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지금까지 헤매고 있지만...
3.
그리고 또 한동안은 자태를 찾아다녔고...
탑과 석등과 건물을 보면서
분위기와 형태에서 오는 느낌과 그 깊이에 빠졌었다...
(탑과 건물 등에 대한 이야기는 건너뛰기로 하고...)
석가탑, 감은사탑, 정림사지탑, 중원탑...
화엄사 석등, 분황사 사자상...
금산사 미륵전, 수덕사 대웅전, 화엄사 각황전...
또 한동안은 색과 선을 찾아서
수많은 자기와 도기를 보았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려면 너무 길어지고...)
백자, 청자, 분청사기, 청화백자, 철화...
그렇게 답사여행과 박물관람은
역사여행임과 동시에
나를 찾고자 하는 욕심에서 진행된
일련의 작업들이었다...
거울을 찾았는지
잣대를 찾았는지
아니면 이상향을 그렸는지
아무튼 나는 지나간 흔적에서
한국적인 것과 나를 찾았을지 모른다...
4.
얼마 전 문득 새로운 변화를 생각한다...
내가 나 아닌 다른 곳에서 나를 찾는 것이
과연 현명하고 올바른 일인지...
실제 내가 얽매여 있고,
벗어나지 못 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스스로 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햇살이의 인생...
나의 과거...
그리고 내게 부족한 2% ㅎㅎㅎ
엉뚱하게도 나는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순간에 충실하고
지금 이곳, 지금 이 시간에 철저하게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후회가 없는...
이게 지금의 내 모습을 듯...
그러면 예전의 나는?
예전의 나는 아마도 과거를 위해 살았다는 생각이 크다...
추억을 위해서
과거를 말하기 위해서
먼 훗날에 웃을 수 있는 지금을 위해서...
아마도 그것을 위해서 살았던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얼굴을 찾고,
자태를 그려보고
색과 선을 음미하면서 찾았던 나의 작업들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과거를 위해 살았던 시간을 극복하면서
그 후 얼마동안 나는 버려야할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결국 현실에 충실하고 현재를 철저히 계획하고자 노력했었다...
현재의 감정을 존중하고, 현실의 판단에 여유를 두는 거...
과거를 벗어나면서 버리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오히려 현재를 새롭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야 생각되는 그 무엇 ;
그건 다름 아닌 미래와 꿈을 위한 삶이다...
5.
참 엉뚱한 모습이다...
어렸을 적, 꿈과 미래를 위해 살고
그다음엔 현재에 충실한 시간을 지내고
나이 들면, 과거와 추억을 먹고 사는 게 흐름일 텐데
나는 이제야 미래와 꿈을 생각하다니...
얼굴 이야기하다 말고 갑자기 꿈? ㅎㅎㅎ
무슨 도 닦는 이야기같이도 들리고...
무척이나 큰 깨달음같이 여기는 내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의 사고와 모든 선택의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그리고 보다 더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그 준비와 선택과 변화를 위해 택한 화두는 미래와 내 꿈이다...
가장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고 자칫 공허할 수 있는...
당장에 필요한 것은 아마도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것,
외부의 자극에 대한 수동적인 대처보다는
적극적인 준비와 능동적인 주도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내 자신의 그림을 그려갈 필요가 있다는 것...
아마도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햇살이 이야기에서부터
나의 변화까지 역시 길어졌다...
기왕 시작하면서 형, 색, 선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가려 했지만
그만큼의 여유가 없다... 자주 끊기고...
게다가 얼굴-형-색-선에서 나의 변화에 대한 필연성도 연결이 안 되고...
그렇지만 방향은 잡은 듯싶다...
이제는 그릇을 만들고
살을 붙일 때...
그림을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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