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에 갔다가 일요일 외출이 늦거나 없는날 TV를 봅니다.
햇살이와 채널 싸움을 하기도 하지만
진품명품과 비디오여행은 꼭 보려고 노력하지요...
혼자 안방에서라도 본답니다...^^
장구가 나온날 참 감동적이었죠...
이날은 장구의 재현과 장구를 재현하는 작가도 나왔고...
작품수가 적어지면서 시작된 재현이나 사료적 가치에 대한 추적은 더 도움도 되고...
가을달님이 만리장성에 대한 감회에서도 지적하셨지만
어쩌면 우리들이 지금보는 대부분의 명품들은 왕실이나 선비들의 소유물이었습니다.
절대 민초들의 생필품도 아니었고, 또한 그들의 어떤 감정도 내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로인해 희귀성을 지니게 되고...
그 희귀성이 다시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금에서는 명품이라 불리우고...
묘한 아이러니 이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예술성과 역사성이 아닐까 싶어요...
과거와 역사를 거부하던때
역사적 힘과 집단의 동력을 모든 것의 우위에 두던때...
낚시와 베토벤음악을 운운하던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되던때...
철학과 역사와 경제를 깊이 깊이 공부해할 필요를 느끼고...
그리고 인간과 한계와 미학을 공부하게 되고...
결국 하나로 정리를 했습니다... 선택!!!
ㅎㅎ 선택은 개인과 사회와 역사를 보는 저의 창이 되었고...
이제서야 향기와 역사와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여행을 다시 시작하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예술과 역사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런 취미(?) 중 하나가 명품을 보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박물관에서... 여행중에... 사진을 찍으면서... 책들을 보면서...
명품을 보는 그 감동과 감흥은 정말 황홀함 그 자체였죠...
사치(?)라고 생각하던 감상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버렸습니다...ㅎㅎ
장구를 보면서 참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물론 석굴암이나 감은사탑 등을 보면서 느낀 감동과 무게는 다르지만
또 그 깊이도 다르겠지만 아름다운건 틀림이 없을 겁니다.
숙소에 가면 뜨락에 글을 올려야지 생각하면서...*^^
늦게나마 장구를 사진으로 봅니다.
숨이 막히는 감동(?)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실물을 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제작과정과 장구를 만드는 장인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같이 나왔던 분들이 장구를 치면서 좋아하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얼마나 황홀했을까...
저렇게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생을 바칠수 있을까...
7~800년전 장구를 만들었을 장인을 생각해봅니다...
고려 귀족들의 지시가 있었을 수도 있고(무인시대였을까요?)
혹, 원나라의 요구에 억지로 만들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납품 시기에 쫓겨 일을 서둘렀을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평생의 역작을 욕심냈을 수도 있고...
그 의도나 의지와 무관하게 장인은 늘 하던 손짓으로 장구를 빗고
칼로 파내고... 다시 백토를 입히고... 유약을 바르고...
또 일주일이었을지 보름이었을지 굽고...
기울어지고 깨지고...
수백 수천점 중에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가마에서 꺼내서 장구를 둘러보며
노래도 부르고... 술도 마시고...
북편에는 소가죽을 두르고
채편에는 말가죽을 씌우고...
손바닥으로 궁채로 장구를 치면서 노래자락도 불러 보았겠죠...
맑고 청아한 자기 장구는 남쪽 장단보다는 북쪽 장단에 가까웠을거고
혹, 중국 노래가락이 흘렀을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이제 장구는 아무것도 아닌 물건일 뿐입니다.
십년이 지나고 백년이 지나고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실이 들어서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속에서 장구는 노래를 불렀을까요...
누구를 위해 울었을까요...
창고로 들어가고, 장식이 되고...
또 몇백년이 흐르고...
이제 장구는 더이상 장구가 아닌 생물이 되었을 겁니다...
수백년의 연륜을 가진...
수십, 수천명의 웃음과 울음을 지켜본...
참 아름답습니다.
장구가 지켜온 세월만큼...
그 장구를 지켜본 수많은 사람들의 향기를 지닌만큼...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작품을 봤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명품을 보았습니다.
7~800년의 세월을 보았습니다...
다시 봐서 즐겁구요...
몇점 남지 않았다는데 박물관에 가면 꼭 찾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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