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윈스턴 원주공연... 070619
<제가 무리를...^^ 안 해보던 거라... 배경음악을 죽이고 조지 윈스턴 음악들으며 읽으시라고...^^>
6월 19일...
늘 체육관 앞을 지나가면서 꼽았던 날이다.
조지 윈스턴의 연주회가 있다는...
박물관도 가본지 오래되었고
게다가 전시회는 무슨 이유여서인지 미뤄졌고
<퀴담>은 열심히 고대했으나 포기했고...
연주회라도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
오래된 업체사장이 신일부도로 고생을 한다...
밥 사달라고 원주 와서 자고 간다는데
오늘도 포기하면 언제를 기약할 수 없다...
해서 오늘은 무조건 가기로 했다...
누구하고 같이 가지?
이런 건 혼자보기 아깝고,
친구들, 지인들 찾아봐야 가까이 있는 사람이 없다...ㅠㅠ
이럴 때 기도한다... 선녀 한분만 보내달라고...ㅎㅎㅎ
건축현장에 있다 보면 집에서 떨어져 지방에 근무할 때가 많다...
물론 색시가 들으면 엄청 욕먹겠지만
지역마다 애인을 한명씩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지 오래다... 팔도에 한분씩...^^
이럴 때 문화를 함께 즐기며 대화를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ㅎㅎㅎ
문제는 한번도, 단 한 번도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는 점...ㅠㅠ
내가 옷을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ㅎㅎ
지금은?
포기했다...
하늘에서 내려 준 동아줄도 없고, 안경이 없어선지 선녀탕도 안 보이고...
마음을 열고 이 연서를 보는 모든 분들을 선남선녀로 임명 합니다...!!! ^^
이렇게 쓰다보면 내 블로그에 아무도 댓글을 안 남길지도 모르는데...☞☜
선녀가 아니어서 안 달고, 선남이여서 안 달고...
마음을 연 우리 님들이 있어 더 찾지 않기로 했는데...
아무튼 더 이상 선남선녀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아쉽다... 공연은 혼자의 감상이 아닌 이야기 꺼리여야 하는데...
느낌을 공유하고, 보지 못했던 느끼지 못했던 그 무엇을 자극해줄 심미안이 필요한데...
음악의 세계로 나를 안내할 따스한 손길이 간절한데 말이다...
이런 공연은 한 세명쯤 같이 가야 제대로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 만...^^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는 관람권...
지방이고, 오래된 시설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은 꽉 찰까?
그래도 가족들이 오기엔 부담스럽지 않을까?
이름 있는 사람인데, 오는 사람들은 어떤 차림과 표정으로 들어올까?
혹은 혹여나 만나는 사람들은 없을까?
연주회에 와서 나는 여전히 사람들 구경하는 것을 즐긴다...
연인들, 가족, 피아노 전공자, 학생, 그리고 얼굴 알리려 나오는 유지들...
평창 동계 올림픽 기원이란 부제가 붙어선지 시장을 비롯한 유지들이 많다...
크흐~~~ 이럴 줄 알았으면 어디서 초청장이라도 구해 볼 텐데...
그들이 나를 기억하는가와 무관하게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
결국은 한두 사람과 인사... 그들에게 나는 여전히 한 표니까...^^
싸다는 이유로 구석에 박혀서 보고 싶지는 않다...
너무 가까우면 연주되는 음향과 스피커의 간극으로 부담스러울거고
피아노 연주니까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고 싶고
또 너무 멀면 표정과 눈빛을 보지 못하므로 적절한 거리여야 되고...
당일날 표 끊으러 와서 주문사항도 많다...^^
청바지에 스웨터 같은 얇은 긴팔... 그리고 튼실한 하체...
피아노 연주 습성상 부드러운 손과 안정된 하체가 필요했을까?
하체가 발달하고 골격을 보면 태음인 같기도 하고...
직접 본다는 건 사진 속 얼굴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녕하십니까... 다음 곡은...
간이 팜플렛에 기록된 내용외의 육성과 진지한 소개는 없지만
약간의 한글로 안내하려는 조지 윈스턴의 머뭇거림이 박수를 요구하고
조금은 황량한 무대에 덩그러이 놓인 그랜드 피아노 건반에 손이 올라간다...
New orleans shall rise again / Rain / Air music / Woods /
Cat & Mouse / Hawaian slack key guitar piece
마지막 기타 연주가 끝나고 불이 켜진다...
어라~~~ 벌써 끝났나?
팜플렛을 제대로 보지 않은 나의 당황이다...
10분간 휴식합니다...
잠시의 휴식시간... 피아노 조율을 다시하고 연주가 계속된다...
Fragrant fields / Beverly / Memories of you / Pixie / Harmonica piece /
Variations on the kanon by Pachelbel / Riders on the storm
중간에 하모니카 연주가 하나 들어가고
마지막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계속되는 박수...
미쳐 커튼콜이 있기도 전에 일어나는 *** 의원님...
부모의 정성인지, 조지 윈스턴에 대한 평가인지...
아마도 부부가 딸과 함께 와서 사인 받는 줄 서기위해 일어섰으리라.
아쉽게도 커튼콜은 피아노가 아니라 기타 연주...ㅠㅠ
내가 아는 곡 하나라도 쳐주지...
연주회에 자주 갔었나? 피아노 연주회는?
없지도 않지만, 충분하지도 않다...
꼭 그만큼이 나의 관람 수준과 감상을 결정하겠지만
연주자와 관중이 하나 되기에 왠지 낯설고 멀어 보인다...
내가 기억하는 조지 윈스턴은 멜로디를 기악으로 담은 연주자다...
사계절을 주제로 여린 감성을 잔잔함과 반복으로 노래한 기억...
그리고 어쩌면 많은 30대 전후의 여성들에게 어필한 여운과 울림이 전부 아닐까?
조지 윈스턴의 익숙했던 노래들을 오래 듣지 않는 게 나다...
그 반복과 여운의 깊이가 나를 담지 못해서일지 모르고
열정과 진취의 생동감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고...
그래서 오늘은 그냥... 연주회를 즐기고 싶다는 느낌이 앞서기도 했고...
해서 조지 윈스턴을 바라본 나의 느낌으로 감상평을 대신해본다...
익숙한 그의 코드와 반복은 여전히 매력적인 면이 있다...
반복속의 작은 변화와 성실한 그의 연주태도가 내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므로...
그러나 오늘의 구성에서 느끼는 그의 선곡은 한마디로 재즈였다는 생각이 강했다...
해석과 재해석으로 깊이와 나름의 독창성을 갖는 재즈의 매력은 비교를 전제한다...
그리고 재즈가 재즈다우려면 상호의 교감과 조율이 있어야 하는데
그의 재즈적 기법에 대응하는 관중의 호응이나 고전의 해석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뭔가 허전하고 덜 채워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나의 얕음과 우리의 수준이 그를 채워주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이 내게 즐거웠던 이유는 있다...
피아노는 타악기지? 88개의 건반을 두드리는 그의 손길을 본 것이
어쩌면 이번 공연의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ㅎㅎ 물론 피아노 연주회에 가서 건반 위를 돌아다니는 손가락의 춤사위를 보는 것만큼
즐거운 게 어디 있겠는가마는, 그는 피아노 건반을 때릴 줄 아는 연주자였다...^^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악기와 일체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게 어디 있을까?
혼연일체란 말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악기의 기능을 모두 활용한다는 건
건반 88개를 모두 사용하는가, 그렇지 않는가 와는 또 다른 문제...
건반만 두드리는 게 아니라, 현을 눌러 울림의 깊이와 강도를 조절하고
피아노의 현을 직접 튕겨서 변화를 주었다면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건 사실...
건반 소리의 깊이와 크기는 이제 떠나도 될 것 같다....
눈을 감고 그의 연주를 보려면 나는 CD 테이프를 기계에 걸었어야 했겠지...
그의 움직이는 손과 발과 몸으로
피아노와의 대화를 보는 것만으로 나의 관람은 즐거웠으니까...
그의 선곡과 내게 익숙한 곡의 감청은 더 이상 평가하지 말기로 하자...
그의 반복되는 곡조에 내 손가락과 내 발가락이 페달을 밟는 그의 발놀림과 함께 했으니...
문제는 주위의 아무도 나처럼 손바닥으로 박자를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그래~~~ 하나 더 생각해보면, 그는 세 개의 페달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연주자다...
ㅎㅎㅎ 나름 이름과 명예를 생각하기에 충분한 피아노 연주자에게
세 개의 페달을 적절히 사용한다는 말이 우스울지 모르나
울림과 강약을 조절하는 그의 깊이는 내게 피아노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대신... 라디오 음반의 여운을 장식하듯 점점 작아지는 소리까지 반복했던
그의 성실과 진지함은 인정하지만, 너무 인위적이지 않을까 싶어 조금 불편했고,
커튼콜을 기타연주 하나로 끝낸 그의 부족한 준비는 아쉬웠던 부분임은 밝히고 싶고...
재즈를 담기에 그에게는 충분한 깊이가 없고
어쩌면 하모니카 연주에서 느끼는 미국남부의 컨트리 음색이 강했다...
건반을 두드리는 그의 손길은 타악기를 익숙하게 다루는 R&B에 가까웠고
88개의 현의 울림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그의 거친 손놀림은 연주자에 가까웠다...
한가지...
그는 편곡이나 작곡을 할 때 음을 먼저 생각할까? 아니면 제목을 먼저 생각할까?
느리게, 빠르게, 조금 느리게, 42번 3번곡 등등으로 제목을 붙이지 않을 걸 보면
아마 제목이 먼저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그는 개념과 명칭을
의성어에 가까운 소리로 재현하는데 소질이 있는 건 분명하다는 생각...^^
하긴 피아노를 만든 지 300년이나 되었는데
우리들이 건반에 마음만 담아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거니까...
음악은 그렇게 편곡을 넘어, 악기의 다양한 사용으로 우리의 음역을 넓혀가겠지...
피아노는 두 번 때려야 소리가 난다...
한번은 건반을 손으로, 또 한 번은 해머로 현을...
현을 직접 손으로 누르고 때린 조지 윈스턴은
내게 아마도 그걸 말하고 싶어 했나 보다...^^
몰입되지 않는 연주에서 온갖 궁상만 떠는 게 나의 관람태도다...
몽땅 줄서서 사인을 받는 시간...
사인 받으려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기다리는 표정을 나는 감상한다...
그리고 한적하게 경관조명을 받은 연주장을 둘러본다...
내게 관람은 여전히 머무는 공간에 대한 시간의 점유니까...^^
돈 많이 들여서 부지런히 만든 지방의 문화예술회관...
그렇게 그런 공간을 충분히 향유하려는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인을 위한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사인하는 모습 사진만 몇 장 찍고...
이 늙은 양반이 진지하게 사인은 안하고, 통역스탭과 농담만 즐기려 한다...^^
엉뚱한 생각 두가지...
90년 전후로 의천도룡기 비디오가 부모님을 사로잡은 적이 있다...
심약한 장무기가 무림의 고수가 되는 과정에 비법이 소개된다...
빠름... 속도가 내공을 저울질하고 승부를 가름하던...
아무튼 조지 윈스턴의 손놀림은 빨랐다...ㅎㅎㅎ
또 하나? 오늘 스포츠 신문 보다가 메모해왔다...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낙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
공자 말씀이라는데 스스로 즐겨하는 사람이 모든 사람의 앞에 선다는...
이 글을 보면서 왜 조지 윈스턴이 생각났을까?
'메모, 잡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블로그 문패를 바꾸려 합니다...^^* (0) | 2007.12.18 |
---|---|
잡생각> 사자와 하이에나... 071020 (0) | 2007.10.20 |
일기>070123 해철형의 10주기를 추모하며... (0) | 2007.01.24 |
[스크랩] Re:고려 청자 역상감 장구... (0) | 2006.07.17 |
[스크랩] Re:고흐의 편지 ; 내가 고흐를 좋아하는 이유...^^ (0) | 2006.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