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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기>060906... 파곤한 나날...

 

무지 피곤한 날들이다...

그리고 지금은 자야할 시간...

지금 자면 6시간 후 깨어나서

씻기 바쁘고,

옷 입기 바쁘고,

출근하기 바쁠 것이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또 다른 해를 맞을지 모른다...


 


영동 고속도로...

여느 때처럼 내 차는 달린다.

평균속도가 160인지 아니면 최고속도 160인지는 모르지만

늘 그렇게 달린다...

많은 차들 사이에 욕먹지 않으면서 160을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눈총 받지 않으면서 달리고 싶다...


이유? 늦잠을 잤거나

혹은 피곤하거나

시간이 아까워...

어쩌면 오늘도 행복한 많은 상상에 이불 속에서 뒹굴었던 것 같다.

과속을 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단지 운전하는 현재의 시간이 아까울 뿐...


부쩍 담배가 는것 같다.

몸에서 피곤과 무거움이 떨어지지 않는 게

담배연기 때문인듯 싶지만

대부분의 분위기는 담배연기로 대신하는지도...

지금의 피곤을 덜어내는 길 ; 담배를 멀리해야 되는데...


 


모델하우스를 짓고 있다.

집들로 채워질 건물의 견본을 짓고 있다.

지금의 선택은 3년 후에 입주할 소비자들

혹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의 흔적일 것...

정보와 고민에 비해 빠르기도 느리기도...

속도의 완급이 필요하겠지...


정책도 달라지고

법도 달라지고

소비자의 패턴도 달라졌다.

그리고 하나 더 여타의 건설사들과의 차별도 필요하고

조금이나 한발 앞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구조와 평면, 외관, 디자인, 인테리어, 가구, 가전, 칼라, 모든 부분에서...

 

 


시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처럼 나 역시 주어진 한계가 있다.

내게 주어진 권한과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조직력과

회사가 대처할 수 있는 자본...

그 교차점에 내가 있고, 지금 준비하는 모델하우스가 있다.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생각해야할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쌓일 때마다

몸은 무거워지고 시간은 조각난다.

서류와 도면은 무거워지고

정리할 내용들은 자꾸 미뤄진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시간이며

그 타이밍은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는 거...

그 불을 훔칠 수은 없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일을 나누어 주는 것을 좋아한다.

여럿이서 같이 한 가지 일을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가 함께 성과를 나누고

현재의 일에서 책임지는 모습들을 보고 싶어 하고

그걸 즐기는 게 낙인지도 모른다.


선후와 경중, 그리고 완급의 문제들이 조정되어야 한다.

그래도 우리들 혹은 윗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다.

우선시 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애써 외면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선후와 경중은 뒤섞이고

완급은 시비의 문제가 아니라 호불호의 문제로 재단된다.

그것을 푸는게 또 나의 몫인지도 모르고...

 

 


주요하지 않은 문제들은 너무 빨리 결정이 나서 허전하고

중요한 문제들은 결정되지 않은 것을 알면서 논의해야 되는게 답답하다.

천천히 고민해도 되는 문제들은 잊혀지기 쉬워서 문제고

당장 당장 결정해야 할 문제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서 문제다.

가벼운 문제들은 중심이 없어서 어렵고

무거운 문제들은 과도한 긴장과 책임에 짓눌리기 쉽다...


꼭 그만큼의 중간에 내가 있고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인정하기 싫은 우리들은 타협하고 절충한다.

효율성의 이름과 현실적이란 수사어로.

조직과 회사의 무엇이 개선되고

이바닥에 무엇을 남기고 기여하는 가의 문제는 늘 논외의 문제다...

꼭 그만큼 우리들은 고립된 선택을 강요받고

깊지 않은 안목으로 지금을 포장한다.


 


분양가도 결정해야 한다.

토지 매입비용과 건설비를 포함한 각종 지출비용...

그리고 예상되는 사업비와 보이지 않은 경비...

무이자를 택할 것인지, 이자후불제를 선택할 것인지,

계약금은 10%로 할것인지 5%로로 할것인지...


사람이 살아가며 몇 번 선택하지 않는 생활의 공간,

주거, 집값을 결정한다.

그들의 수입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

불특정 다수의 우연한 선택을

시장의 이름으로, 광고와 홍보의 과실로

그리고 회사의 이윤을 고려하여 결정할 뿐이다.


성패와 흥망이 선택하는 이들에 있지 않고

결정하고 공급하는 이들에게 걸려있기 때문이다.

집이 상품이 되고

삶이 투자대상이 되고

생활이 광고가 되어 시공간에 남는다...

건축과 개발이란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나 더...

모델하우스도 건축인데 별도의 공정이 필요하다.

홀은 어떻게?

천장은 어떻게, 조명은?

벽은, 분위기는, 조경은, 바닥재는, 계단은?

종이에 그려진 무수한 스케치가

공간을 점유하고 채색되고 포장이 된다.

아직은 시작이다...


차기 사업도 준비해야지?

오너와 회사도 생각해야 하고

직원들도 생각하고

협력업체들도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별개의 범주다.

또 시비가 사업선택과 결정의 근간은 아니다.

호불호의 문제도...

엄연한 시장의 논리만 존재할 뿐...


한편 꼬이고

한편 뒤섞이고

또한편 엉켜있는 많은 것들이 혼재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풀어질 문제도 아니고

내가 외면한다고 피해갈 문제들도 아니다.

 

 

 


하나의 주문 ; 즐기자!!!

공간을 구획하고 생산을 하는 것은

나의 의지와 동떨어진 컨베이어 밸트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위에서 춤추는 혹은 버둥대는 혹은 질주하는 ???


아직은 즐겁고

아직은 배우고

아직은 만들 수 있는 무엇가가 있어 뛰는지도...

그래서 늘 말한다.

즐기자고...


즐기자는 나의 주문이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는 모른다.

나를 잃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인지...

오직 흐르는, 혹은 겪어보지 않은 시간이 해석해 줄 것이다.


조금은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몸과 일을 떠난 아름답고 즐겁고 멋진 상상을 즐기고 싶다.

이불속에서...

피곤한 나날이다...

 

 

* 사진은 놀이공원과 양지에서의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