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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여행...

여행?> 남원 만복사지, 지리산에서 별을... 080127

 

 

 


남원, 지리산에서 별을 보다... 080127


지는 해를 야속하다 탓하지 못하는 건

내 욕심 때문이다...

늦은 길이지만 광한루를 보고 싶은 마음은 무엇 때문이지?

기다리는 춘향이도 없는데...^^

 

 

<광한루는 초행이라 사진을 몇개 추가한다... 보물로 지정된 이유는 북쪽의 출입구 때문인듯 싶다... 겹겹의 처마에 누각진입을... 호남제일루란 편액이 너무 과장 됐지?> 

 


남원에서 급하게 차를 꺾어 결국 광한루원으로 향했다.

마음속 아가씨와 춘향가라도 부르고 싶지만

다 파내버린 연못 속에는 진흙만 새카맣다.

그래도 처음 발 디딘 남원은 사랑의 노래로 채워질까?

 

 

 

 

 

 

 

 

 

 

 

 


성춘향과 이도령의 가벼운 해피엔딩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안타까움이 더 오랜 감상을 강요할까?

차라리 만복사 저포기를 떠 올리며 애절한 슬픔을 노래할까?

석양마저 남지 않은 만복사 폐사지는 허허로운 바람만 분다.

 

 

<볼록 뛰어 올라온 도로에 머리만 남기고 묻혀있는 석인왕상지주...> 

 

 

 


투박하게 쌓아 올린 작지 않은 오층탑에

조악하지 않지만 세련되지 못한 석불대좌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만복사지...

거칠지만 건장한 당간지주가 버티고

머리만 내놓은 인왕상 지주는 굳은 손놀림으로만 남아있다.

의외의 수확이라면 석불입상이다.

 

 

 

<입새 모양의 문양이 각종 화불과 어울어진 광배... 찬찬히 뜯어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 


허트지 않은 손놀림에

익숙하지 않은 문양들로 채워진 광배,

그리고 조금은 단순해졌지만 유려한 곡선의 입상이다.

하나 더... 광배 뒷면의 약사여래는 참 즐거운 감상이었다.

 

 

 


하나 하나 뜯어본다면 부족하지 않은 미감들이 살아있을 석불과 여래를 찾지만

잃어버린 자연의 빛을 되살릴 수는 없는 법...

그래~~~ 이렇게 다시 찾을 꺼리 하나 남기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쉬움만 남기며 만복사지를 벗어난다.

 

 


여성의 절개를 그린 춘향전과

남성의 또 다른 애절함을 그린 만복사 저포기...

남원은 그렇게 사랑의 향기로 노래될만 하다.

시내 곳곳을 밝혀놓은 경관조명이 포근한 느낌이다...




지리산을 향하는 깜깜한 고속도로...

이차선의 말뿐인 고속도로지만 여전히 내차는 과속의 추월을 서슴치 않는다.

문득...

라이트를 껐다.

하늘의 별이 이뻐서...


라디오 전파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낯선 산등성이에 차를 세웠다.

끊이지 않는 차량들의 헤드 라이트를 피해 하늘을 쳐다본다.

예쁘다...

이렇게 투명하고 맑은 별들을 본 게 얼마만일까?


삶과 죽음,

만남과 또 다른 기약,

그리고 사랑과 그리움...

하나하나 반짝이는 별이 되어 하늘을 수놓는다...


듣고 싶은 목소리가 정겹고

잡지 못한 따스한 손길이 그립다.

작은 별무리와 반짝이는 행성들이

그렇게 눈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박힌다.


무엇을 노래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남길까?

반짝이는 별들이 깊게 투영한 칠흙 같은 하늘이 아름답다...


너무 까매서,

너무 투명해서,

너무 깊어서 닿지 못한 하늘...

여기 별들은 쏟아지지도 않고 도망가지도 않고 그렇게 반짝인다.


차가운 바람이 상큼하고

많은 만남이 충만했고

내버려진 혼자가 편했을까?

너무나 예쁘고 투명한 하늘이 유난히 반짝인다...


한여름 밤의 시원함이었으면 떠날 생각을 못 했을 거고

따뜻한 아랫목이었으면 일어서지 못 했을 거고

해야 할 내일이 없다면 벗어나지 못 했을 거다.

단지 마음에 담을 수 있고, 잊지 않을 것을 알기에 늦은 시간을 재촉한다.




치악산 휴게소에서 저녁꺼리를 찾았다.

계획에 없던 것들을 보았다.

의도하지 않았던 만남들이 부산했다.

그리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채워졌다.

 

 


그래서 좋았을까?

이런 느낌이 얼마만이지?

참 잘 다녀왔다는 생각...

이틀 동안 15시간 운전이 이렇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도 하네? ^^

 

 

 


그리움도 생각하고

반가움도 느끼고

편안함도 각인하고...

오늘~~~

정말 기분 좋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