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물을 보는 나의 기준이 뭐지?
나의 관점을 대라면 <시간, 공간, 그리고 선택>이란 틀을 말할 것 같다.
답사여행도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한다.
<건축을 보면서 공간(空間)을> 생각하고, <불상을 보면서는 시간(時間)을> 생각하고,
그리고 <탑을 보면서 선택(選擇) 혹은 깊이를> 생각한다.
그래서 블로그 카테고리를 만들 때 탑에는 <趣美香>을 붙였지.
탑을 보는 게 나의 취미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은 선택이며, 그 선택에는 향기가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好不好는 강제될 수 없고, 美醜는 향기의 근수로 저울질 되지 않을까?
건축에는 <風造關>이란 개념을 붙여 보고 싶다.
건축은 닫힌 구조물이지만, 머무는 이들의 시선을 밖으로 유도하는 것도 건축적 장치다.
때문에 건축은 구획과 폐쇄가 아닌 유기적인 공간이며 <이것과 저것의 사이>다.
자연과 인간의 간격, 인간과 노동의 거리, 마음이 머무는 공간의 친밀도가 건축이다.
그래서 건축은 공간의 창조를 보는 것이며, 그 사이에는 항상 바람이 흘러야 한다.
막히지 않아 답답함이 없고, 흐름을 포용하되 고이지 않아 신선한, 숨 쉬는 바람...
그러면 불상은?
<心想和>라고 이름을 붙여 보고 싶다.
불상은 얼굴이다.
얼굴은 시간의 개념이지.
과거의 흔적,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염원을 담은 마음의 형상...
얼굴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어 취(取)가 아니고, 그런 이유로 美醜의 절대기준은 아니지?
관계를 반영하지만 의지하는 것은 아니고, 보이는 것이지만 바람처럼 자유롭지도 않아.
우리는 시간의 흔적을 담은 사진으로 추억을 되새김할 때도 얼굴 표정을 보고,
수백, 혹은 천여년의 풍파를 감내한 불상을 보면서, 그때 사람들의 마음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주체의 개념이 강한<心>자에,
형상과 이상, 생각이란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는 <想>자,
(마음 心자가 중복되어서, 시간에서 <시> 발음을 떼어내 詩를 붙여보려 했는데 썩 맘에... )
꽃花와 같은 발음이면서, 결국은 몸과 마음의 조화,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부드럽고 긴밀한 소통의 의미하기 위해 <和>자를 붙여 보았다.
서산마애불 사진을 올리면서 카테고리를 새로 하나 만들까 싶다는 이야기가 길어졌다.
나눈다는 게 정돈 되었다거나, 체계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형의 통합을 나의 구미에 맞게 자르고 재단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는데
탑과 불상과 건축이란 세 개의 카테고리를 너무 기계적으로 나눈 것 같아 걱정이기는 하다.^^
나의 모든 출발은 관계에 있고,
그 관계는 조화로운 확대재생산과 창조를 지향해야하며,
그 조화에는 자연스러운 바람과 문사철의 향기를 담아야하지 않을까?
그 내포외연의 아름다움을 선택하는 나의 마음...
그게 나의 잣대가 되고 상이 되며 안목이 된다면...
굳이 나의 답사여행을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각각 3개씩의 개념으로 짜깁기해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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