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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 心,想,和...

용미리 석불> 기도...081120

 

 

<파주 용미리 석불 0811... 예전, 개성에서 한양 가는 길목에 서서 숱한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지켜 보았겠지... 오늘은 기도하는 손만 본다...>

 

 

 

가끔, 혹은 늘 당신을 생각한다.

함께 있을 때는 가끔,

그렇지 못할 때는 늘 당신을 꿈꾼다.


손은 마음의 형상,

손은 세월의 외연,

손은 인연의 흔적,

나는 오늘 당신의 손을 붙잡고 싶다.


부드러운, 혹은 까칠한 손마디를 생각한다.

맞잡은, 혹은 무언가를 움켜쥔 당신의 손을 생각한다.

그 손에서 영그는 당신의 염원을 위해 기도한다.


 

 



당신의 기도는 천년전의 염원이라 생각했다.

천년전에 만들어진 당신의 손에는 그 손을 어루만진 기복만 숨 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기원은 닳아 지워지지 않았고, 세월의 풍파에도 가쁜 숨을 간직했다.

아직도 당신의 기도는 그렇게 계속 되었고,

이제야 나의 기도가 이어진다.


만일 나의 기도가 천년의 세월을 넘어 당신의 손에 맞닿은다면,

나는 당신의 염원을 되살리고 싶다.

그 세월만큼, 그 염원만큼, 그 정성만큼...


염원이 꿈이 되고,

기원이 희망이 되고,

소원이 웃음이 된다면...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아닌,

맞잡은 손으로 마음이 비워지고,

바라보는 눈으로 가슴이 채워진다면,

오늘 당신의 두손을 빌어 내마음을 놓고 싶다.


세월이 추억이 되고,

기억이 나를 존재케하며,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향기가 된다면,

나는 오늘 당신의 두 손을 꼬옥 붙잡고 싶다.

내 잡은 손에도 허물어지지 않을, 닳아지지 않을 바람이 당신을 만들었으니까...


 

 



정성이 마음이 되고,

눈물이 형상이 되고,

웃음이 경이가 되어,

그렇게 천년을 건너 뛴 당신의 모습을 오늘 바라본다.


축복으로,

평화로,

희망으로...

그렇게 당신의 기도는 나의 마음이 된다.

그렇게 이어진 위안이 나의 활력이 되고,

그렇게 채워진 향기가 나의 기도가 된다.

꼭 그만큼 비워진 나의 마음을 당신의 두 손에 의지하고 싶다.


 

 



내 온몸 가득, 투박한 당신의 형상과 굳건한 두손에 담긴 정성을 채워본다.

이 길을 다녔던 숱한 사람들처럼,

당신에게 머리를 조아린 알 수없는 사람들처럼,

아직 허리를 굽히지 않은 더 많은 이름없는 사람들 속에서

내 작은 마음하나 당신의 기억에 남겨보고 싶다.

조심스럽게, 조그맣게, 짧게...


당신이 기억하지 않는 나,

여전히 나는 당신을 기억한다.

그렇게 나의 기도는 당신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