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산에서 사람이 죽었단다.
그것도 6명씩이나...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라며 철거를 막으려다 몇명이 죽고,
신나와 화염병을 쌓아두고 새총으로 골프공을 날리던 도심 테러리스트를 잡기위해
고도로 훈련 받았다는 특공대원 1명이 죽었단다.
그리고 경찰작전에 동조한 철거용역 직원도 안타깝게도 포함되었을지 모른다고 한다.
보상비 몇 푼 받아보겠다며 돈이 없어 미안하다는 사람은 죽고,
그 아비를 죽음으로 내몬 아들과 전철연, 철거민 대책위 사람들은 살인죄로 구속이 되고,
범법자에게 무슨 인권이 있냐며 유족들의 동의나 시신확인도 없이 한번더 몸둥아리가 갈려지고,
테러리스트를 잡는 과정에서 순직한 특공대원은 온 국민의 애도속에 장례식이 치러졌단다.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의 여죄를 밝히기 위하여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함께 뭉쳐보자는 극소수 극렬 폭력 세력인 전철연을 압수수색하고,
일당을 받고, 수고비를 받고, 소개비를 받아 사리사욕을 채웠음을 확인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 국가 정체성을 난도질하고 있는 친북 좌파의 사주를 끊기 위해
검찰과 경찰은 불철주야 폭력세력을 발본색원하고 진상 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단다.
20년 동안 장사하던 식당 보상비 2000만원이란 천문학적 공돈을 거부한 이들은 살인자가 되고,
법적으로 멸실신고도 끝났을 텅빈 공간을 인질로 도심테러를 자행한 이들은 불법 폭력세력이 되고,
없는 사람들끼리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뭉쳤다는 이유로 제3자 개입의 범법자가 되고,
자유민주주의와 주거환경 개선을 반대한 세입자들은 극좌파의 꼭두각시가 되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돈> 뿐이고,
이들은 전체의 이익을 무시한체 철저히 사욕에 집착한 <편협한 이기주의자>일 뿐이고,
이들이 사용하는 것은 선량한 민주주의를 악용한 <집단적 떼쓰기> 뿐이고,
이들은 철저하게 <친북 좌파의 사주를 받은 국가 전복 세력>으로 훈련받은 자들이란 것이다.
이에 반해, 약간의 거친 언어를 동반한 공갈과 자기방어를 위해 쇠파이프를 들고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도와 전기만 끊는 가장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철거하면서
가끔씩 물대포도 잡아주고, 쇠창살만 잘라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철거용역 업체는
정당하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며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건설회사 등으로부터 용역비를 받았으니
가장 합법적이며 투명한 주식회사 직원들로서 그 부상등에 따른 노고를 치하받아 마땅하며
심지어 도심 테러리스트에 온몸을 받쳐 경찰과 공동작전을 펼친 살신성인의 집단이란다.
2.
책임자 처벌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맡았던 검찰이
드디어 어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도심지에서의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다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일당을 받고, 수고비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전철연이란 불법 단체의 사주를 받은 철거민들이
합법적이고 신성한 공권력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특공대원 한명을 죽였다는 것이다.
원인은 방화이며, 누가 불을 질렀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가해자는 분명 철거민이라는 추정...
철거용역 업체의 직원들이 어떻게 경찰의 공무집행에 공동작전을 폈는지는 불분명하고,
투입시기의 적절성과 진압과정에서의 불상사에 대한 안전대비책 여부는 사건발생과 무관하며,
경찰의 최고 지휘자가 관여했는지, 행정주체인 서울시나 용산구, 행정안전부의 역할은 모르겠고,
설혹 그들이 지시했는지, 주도했는지 여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결론...
무구한 시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도심 테러를 자행하다가 경찰 특공대원을 죽이기 위해
망루를 설치한 철거민들은 당연히 살인 모사와 교사죄로 전원 구속하기로 하고,
재개발/재건축 철거민들 중 세입자를 위한 합리적인 방안은 한나라당에서 만들어,
이땅에 다시는 용산 참사와 같은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수립했다고 한다.
그리고 업무상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경찰총장은 공인의 신분으로서 순전히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인간적 고뇌속에 경찰공직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남긴 체 아름답게 사퇴할지 모르며,
또한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정부와 한나라당은 원칙에 충실하려 했고,
여론의 적극적인 수렴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과 아낌없는 노력을 다하고 있단다.
3.
이건 아니다.
공권력이 투입되어 사람이 죽었는데,
공권력이 사람을 죽였는데 죽은 사람은 폭력 좌익 불법세력에 살인자가 되고,
사람을 죽인 공권력은 이렇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다니...
부끄럽고 비열하지 않는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 가정을 파괴하고 사람까지 죽여 놓고
그것도 모자라 폭력 불법 살인자의 죄목까지 씌워 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게?
백번 양보하여 돈 몇푼 받겠다고 생존권 외치는 철거민들의 목숨은 파리보다 못한다 치고,
설혹 진짜 무고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을 검거하기 위해 투입한
경찰 특공대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한 진압작전을 무슨 화려한 전공인양 치장하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운 공치사라고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이라고 운운하고 있는가 말이다.
우리가, 아니 내가 언제 누가 화염병 던졌고, 누가 신나를 뿌렸는가 찾아달라 했는가?
돈 몇 푼 받는 것에 목숨을 걸고 옥상에 망루를 지어야만 했던 이들의 절규와 호소에
폭력과 불법세력을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자행된 무자비한 살상이 최선이었는가를 물었고,
앞으로도 불법과 폭력이란 사람과 집단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공공연한 살상이
정당하고 떳떳하며 원칙이란 이름으로 자행되어도 탓해서는 안 되는가를 물었다.
그러면 앞으로 이땅에는 보수와 한나라당과 친 이명박을 뺀 모든 사람은 죽여도 되는가?
현재의 법을 지키지 않고, 집단적으로 거리로 나서고,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다 죽여도 된다는 말인가?
철거민 유죄, 경찰 무죄라고?
아니다.
폭력세력 유죄, 공권력 무죄?
그것도 아니다.
당신들에게 존재하는 것 오로지
내 편은 무죄, 그게 아니면 유죄일 뿐이다.
거리로 나와 떼쓰는 사람들은 유죄, 말없이 조용한 사람은 무죄일 뿐이다.
경제 살리자는 사람들은 무죄, 헛소리 하는 사람들은 유죄일 뿐이다.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다는 착각이,
나만큼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오만이,
자신들에게 위임된 권력은 신성하다는 편협함이 만든 살상이다.
2009년, 이 땅의 시계는 이제 40년 전,
박정희식의 개발성장과 한국적 민주주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면적으로, 그리고 속도감 넘치게 그들은 말 한다.
나를 따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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