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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잡생각...

잡생각> 1/3 내 마음의 배분...090502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3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3은 익숙하고 친밀한 숫자이기도 하지.

나는 3개씩 짝짓기도 좋아하지만 하나를 3개로 나누는 걸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내 생각을 3등분 해놓고 있다.

1/3은 일, 1/3은 사랑, 1/3은 꿈...

 

 

<안성 칠장사의 죽림리 삼층석탑... 칠장사 안 마당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석탑이다... 비례나 배분이 조금 깨져 있는 게 분명하지만, 차분하고 정성스러운 모습이 눈에 거스리지 않고, 세련됨과 단정한 맛을 함께 갖췄다... 그러고보니 나는 3층탑을 참 좋아하는 거 같다...^^>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내 몸은 일에 매여 있으니 1/3 혹은 그 이상은 일에 할애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시간을 어떻게 안배하든, 나는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

일에서 만난 사람을 빼면, 가족, 친구,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혹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역시 1/3 혹은 그 이상이 배분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1/3만큼은 나의 꿈을 위해 비워놓고 싶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래야 할 거라는 생각이 많은 게 진실이겠지만...

 

<칠장사 전경... 간만에, 정말 간만에 들른듯 한데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 그때는 참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는데, 최근의 축대나 새로 건립된 건축물들은 나름 돈을 들였다는 생각... 안으로 응축된 맛은 없어지고, 밖으로 밖으로 과시하기 위해, 넓히기 위해 하나씩 추가되었다는 느낌이 컸다... 그래도 이렇게 쪼개보면 뭔가의 맛은 살아있지 않을까란 생각... 비탈에 조성된 철쭉과 영산홍이 바위에 잘 어울렸다...> 



가끔 그 안배와 균형이 흐트러지면 리듬이 깨지는 걸 느낀다.

어느 일방이 과도하거나 빈약하면, 간사스러운 내 심지는 여지없이 뒤틀리고

한동안 스트레스에 허덕이거나, 혹은 슬럼프란 놈에게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그런데 최근의 나는 그 1/3이 완전히 깨져 있음을 최근에야 눈치 챘다.

게다가 셋중 하나의 일탈이 아니라 두곳에서 동시에 깨져버린 타격은 생각보다 심했지.


물론 나는 100이란 절대의 수를 33, 33, 33으로 배분해 놓치는 않는다.

일의 양이 많아지면 33은 67이 될 수도 있고 100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내가 생각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절대수 33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1/3이란 배분에도 불구하고 몇 곱절로 키워질 수 있음을 나는 생각한다.

즉 마음속으로 쪼개놓은 1/3의 총합은 항상 100이 아니라는 말이다.

 

<칠장사... 현판이 없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조망과 휴식의 공간인듯 하다... 3칸 건축물, 3개의 창... 바람이 시원했다...^^> 



문제는 꿈으로 안배한 1/3이다.

이놈은 곱절의 확대 혹은 생산적 증가란 일방적 직선적 진행과 무관하다.

일에 쫓기고, 시간에 무뎌져 가면 의지도 퇴색하고, 심지도 녹 쓸어 가기 일쑤다.

그걸 돌이켜볼 때, 아픔이 작지 않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경험을 많아질수록, 관계가 넓어질수록 꿈이 커져가야 할텐데,

거꾸로 작아지고, 잊혀지고, 회피하려 든다.

타협처럼, 적응처럼, 당연지사처럼...


1/3이란 배분을 놓고 잠시 생각해 본다.

지나침과 부족함은 없는지...

긴장과 휴식은 충분한지,

그리고 절제와 의지는 가동되고 있는지...

적절한 안배에서 평상심을 되찾고, 활기를 회복하는 거...

지금은 그런 균형과 비례가 필요한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