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에 들어와 음악을 듣다.
최근 생활 패턴의 여러 가지 변화중 하나가 컴에 앉을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저기 사용할 컴이 적지 않으나, 단적으로 내 노트북을 켜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에 없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어제밤 불현듯 인천 숙소로 나섰다.
그리고 간만에, 정말 간만에 내 블로그에 깔린 음악을 들었다.
허걱?
누가 들어와 손을 댔나?
랜덤, 말 그대로 내가 선정한 곡이 아닌 컴이 선택한 곡 10개가 틀어져 있다.
내게 중요한 공간이라 생각했던 곳이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는 기분~~~ ㅉㅉ
서둘러 귀에 익숙한 곡들을 택해서 다시 올린다.
컨셉? 많이~~~다...^^
한가지 !
인천 숙소의 직원 컴에는 우퍼수준의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다.
한마디로~ 빵빵하다...^^
정말 좋다...ㅎㅎㅎ
공간을 꽉 채운 공기의 떨림...
귀가 아닌 가슴에 전달된 소리와 음률은 가히 환상적이다.
하나하나를 들을 여유는 없으나,
이렇게 음악에 시간을 잊고 있는 것도 멋진 여유~
이래서 4서6경에도 詩經(시경)이 있고, 그리스 시대부터 음유시인들이 있었겠지?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은 못되지만,
중저음의 낮은 떨림을 가슴으로 들으며 마음을 맡겨보는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잠시, 눈도 감고, 귀도 닫고, 온 몸을 소리가 점령한 공간에 맡겨본다...
2. 건설사 협의체 회의
현재의 모든 걸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현재에 대한 비중과 밀도를 나 만큼이란 기준으로 재단해서는 안 되지만,
사실, 주변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의 정성과 열의를 짜깁기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그나마 내게 흥미롭고 약간이나마 자극적인 곳이 건설사 협의체 회의다.
규모나 체계에서 나와 비교할 수 없는 대기업들의 분위기와 사고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왕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곳, 모두가 인정하는 왕회장의 사진을 걸어둔 곳에서 회의를 하기도 하고,
분당의 공기 좋은 곳, 한 건설사와 연계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며 회의를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생각들, 다양한 의견들이 섞이는 곳이기에 좋다.
만난지 몇 개월 안 된 분들도 있지만, 1년여가 돼가면서 이젠 호형호제할 사람들도 생겼다.
어느날, 회의 끝나고, 식사도 끝나고, 가볍게 와인 한잔하자는 말에 늦은 시간까지 머물렀는데,
갑자기 학번을 묻는다.
그후로 나는 왕 형님이 되었다...허걱~~~
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인적 네트워크나 언론의 영향력, 그리고 구체적 데이터에서 그들을 따라갈 수는 없으나,
전반적인 상황의 종합과 분석, 그리고 전략적 선택의 깊이는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지엽적이고 세부적인 하나하나는 그들에 맡기고, 큰 물줄기를 잡는다는 게 내 역할...
한마디로 크게 써야할 도끼를 작은 식칼의 연장이나 확대로 보지말자는 게 내 지론이다.
불행일지 다행일지, 기간의 의견과 전략적 선택에서 내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그게 다른 건설사 직원들이 인정해주는 점이기도 하고...
이런 점에서는 왕 형님으로서 체면은 지킨 셈이다.
물론,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담도 느끼지만...
수년전 10여개 회사와 이런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각 회사 간부급 30여명이 형사고발도 되고, 행정심판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던 택지지구...
실무진 회의와 CEO 회의에 번갈아 참여하면서 나름 역할을 했었는데,
CEO회의는 물론이고 실무진에서도 나는 상당히 어린 축에 속했었다.
불과 3~4년이 지나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 사이, 최고 경영진을 제외하고 임원급들이 그만큼 많이 물갈이 되었거나,
현재의 모임에 충분히 비중있고 책임있는 임원진들이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회의에서는 더 조심해지고, 뒤풀이할 때는 가끔씩 술값을 내야할 처지가 되었다.
결국, 몇 년 사이에 나만 혼자서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멍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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