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맑았던 하늘... 이날은 도저히 그냥 사무실로 들어갈 수 없었다...>
영종대교를 넘어오면서 몇 번을 망설인다.
차를 세울까 말까?
카메라를 꺼낼까 말까?
<바다는 사진보다 맑았고, 하늘은 사진보다 투명했고, 바람은 사진보다 상큼했다...^^>
기분 좋은 하늘을 본다.
자연은 그렇게 가슴 시원한 풍광으로 가끔씩 마음을 달래주곤 한다.
내 마음일지, 아니면 빛의 조화일지...
<멀리 송도와 인천대교도 한 눈에 보이고... 영종대교를 넘어오던 어제... 정말 그림이 됐었는데, 사진으로 담질 못했다...ㅠ>
차를 세우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에
늦은 시간이지만 너무 지체되고 있다는 조급함에
결국 멋들어진 석양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맘에만 담았다.
<기분 좋았던 오후... 자연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울림이 있지만, 어떤 마음, 어떤 준비, 어떤 상황에서 보았는가에 따라 그 깊이와 강도는 다른거 같다...>
우리는, 아니 나는 지금의 이 멋진 장관을
마음만 먹으면,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볼 수 있을거라고 착각하곤 한다.
<조금 늦었던 시간... 나는 이런 그림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자연을 우리는 너무 흔하게, 무심하게 지나칠 때가 많은 듯...>
자연은 복기되지 않는데...
시간은 물릴 수 없는데...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재생할 수 없는데...
<결국 엊그제, 멋진 그림을 찍지 못해 지난달에 찍었던 영종도의 하늘과 바람과 석양을 올린다...^^>
그래서 아쉬워하고,
그래서 반성하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 - 찰나의 가치가 주는 영원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 저 띠구름과 수평선 사이로 태양이 보이리라~~~ 기대했건만, 그렇게 날은 저물고 말았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나는 딱 - 한번뿐인 많은 순간들을 또 다시 접하게 되리라.
그리고 또 다시 주변여건을, 양심 혹은 가치관을, 또 다른 상황을 핑계 삼으며 위안할지 모른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다음에는 오늘처럼 후회하지 말아야지...
<물에 새겨진 결에도, 빛이 스미고, 바람의 흔전은 남고...>
모처럼 맑은 하늘과 바람과 햇빛에 반사된
물안개와 바다를 적시는 노을을 그려보고 있다.
조금은 과감하지 않았던, 조금은 집요하지 못했던, 조금 더 부지런하지 못했던 순간을 아쉬워하며...
<아직은 채워지지 않은 여백이 내겐 많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 마음에 남은 필름에는 한계가 없음을 믿는다고.
내 가슴에 담아야할 기억에는 무한한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고.
그리고 꽉 꽉 채워놓은 것들로 충만해질, 아직은 넉넉하게 남아있는 여백을 찾아본다.
아직은, 아직은 채워지지 않은 작은 가슴을 위로한다.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라, 용기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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