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이렇게 긴 시간을 쉬어본 적이 있을까?
다리는 쑤시고, 허리는 아프고...
그러면서도 오랫동안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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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국제공항... 바다에 인공섬을 만들고, 그 인공섬 위에 공항을 지었다... 일본인이어서 가능했을까?>
역사는 자기만족 아닌가요?
자기 만족이 분명하지.
그렇게 물어본다면 자기 만족 아닌 게 어딨지?
경제적 편리도, 공명심도, 정의감도, 안락한 여유와 건강한 휴식도 모두
충만을 위한 욕구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
지금 우리들이 사는 시대는 결핍을 위해 질주하는 사회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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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신궁...>
경제적으로 많이, 사회적으로 높이는 채우지 못하더라도
문화적으로 깊이, 시간으로는 멀리, 그리고 공간으로는 넓게 보고자하는 게 욕심이더라도
그게 나와 우리를 채우고 비우고, 나누고 열릴 수 있다면, 그리고 더~ 넓고 높고 깊어진다면
나는 늘 그것을 추구하고 싶다.
여행을, 질주를, 사색을 즐기는 이유가 그런 의미의 충만을 위한 욕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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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이바시였을까, 도톰보리였을까?... 일본 다운가?>
무리인줄은 알았지만 일본을 다녀왔다.
고베-오사카-교토-나라...
여름 휴가를 포기했던 색시와의 타협, 그리고 햇살이, 똘똘이의 동행...
함께 하는 시간만 길어진다면 어떤 일정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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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중세를 다시 정리하고 싶었고,
일본의 목탑을 다시 보고 싶었고,
일본의 시대별 건축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햇살이와 똘똘이를 위해 유니버셜 스튜디어도 끼워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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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데라(청수사)의 삼중탑...>
늘 그렇듯이 충분하지 못한 여행, 일정, 시간...
늘 그렇듯이 욕심만으로 채워지지 않음을 알기에 조금은 차분해졌다.
그리고 이번엔 혼자 느끼는 게 아니라 가족에서 설명도 해주고 싶었고...
역시 부족하다. 역시 모자란다. 역시 나는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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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파크에서 바라 본 고베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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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도착한 서울.
한가위 명절에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성묘 가는 길에도 나의 방랑은 멈추지 않았다.
탑은 본래 오층 아니냐?
광주까지 내려가 쉬지 못하는 호기심은 서오층탑, 동오층탑으로 나를 이끌었고,
증심사에 오르는 길도 명옥헌의 배롱나무도 궁금했고, 추월산에서 바라보는 무등산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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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오층석탑... 내가 어렸을 적 뛰어놀던 광주공원에 서 있는... 그러나 나는 그 긴 세월동안 이 탑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이렇게 크고 장대한 탑을...ㅎㅎ>
내 고장에 있는 것들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괜시리 부끄러울 거 같아서,
알지 못하고 보았던 것을 지금의 내가 느끼는 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서,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어렸을 적 보았던 것들과 나를 만들었던 환경의 실체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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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천주교 공원묘지...>
역시 채워지지 않았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았고,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허상, 혹은 단편들이 내게 무엇을 강요하는지 알아야했고,
그리고 내가 말했거나 생각했던 것들의 실체를 더 명확히 해야함을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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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옆, 탑골공원 대원각사비... 보물3호인데 이것도 기억에 없다...ㅠㅠ>
그래도 좋았다.
시간은 많았으니까.
그래도 간만에 가족들과 오래 있었으니까.
여기저기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많이 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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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채워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음을 느낀다.
일에 대해서도 충분히 준비하고 있지 않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나에 대해서도 여유롭게 놓아두지 않고 있음을...
<담양 명옥헌...배롱나무꽃은 역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비워내고 다시 채워보려고 앉아 있다.
보고픈 분들께 안부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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