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만에 똘똘이 사진을 올린다...^^
1. 똘똘이 입원
폰사진 보냈는데 못 봤던 모양이네?
스팸이 많아선지, 뉴스 속보가 많아선지 사실 나는 폰 문자를 잘 보지 않는다.
하루에 여닐곱번 정도, 한꺼번에 밀린 문자 23개까지 본 적이 있으니
실시간 주고받는 문자가 아니면 이 기능은 내게 탱자가 돼버린 귤 같은 존재다.
엉? 무슨? 잠깐만 문자 먼저 보고...
허걱~~~
저 어린놈 팔뚝에 바늘이 꽂혀 있다.
이게 뭔 일이야?
어~ 장염이래. 지금 입원 중이야...
<폰조작에 실수가 있어선지 입원중이던 사진을 올리지 못해 배아프다고 누워있는 사진을 골랐다...>
며칠 전 색시와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애들이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란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크게 아프지 않고 큰 것만으로도 참 고맙고 다행이라는 그런 위안...
그 말을 나눈지 얼마 되지 않아 입원을 했다니 이것저것 마음만 심란하다.
정작 쉬어야할 지엄마는 그래서 또 쉬지도 못하고...
그림을 하나 보냈다.
하트도 그리고, 으쌰 으쌰 응원하는 모습도 그리고...
그래서 먼저 폰 사진을 보내고,
그리고 병원에 가서 그림을 전해주고...
<역시 이 사진도 이번에 보낸 그림은 아니다... 다음에 폰 고치면 올릴 예정...쩝>
놀러온건지 병치레 하는지 알 수 없는 똘똘이의 한마디 ;
무슨 아빠는 이런 걸 다~~~?
말은 시큰둥한데 벌써 다른 사람들 보여주며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행동은 완전히 지엄마 닮았다...^^)
그리곤 또 한마디 ;
여기 지윤이 그림은 없네? 아빠는 왜 내 그림은 안 그렸어?
지윤이 힘내라고 응원하는 아빠만 그렸지~
으음~~~ 아빠 마음은 안 그린 거네?
허걱~~~
내 맘이라고 그려 보냈더니, 내 마음을 그리지 않았다고 핀찬 준다.
<아빠의 응원하는 모습만 보라고 했더니, 치마 입은 예쁜 공주가 없다고 투정이다...쩝... 이렇게 올릴 줄 알았다면 열심히 그렸을텐데 아쉽다...^^>
입원기간 동안, 색시만 고생한 듯 한데 퇴원하라는 의사말에 끝까지 한마디 하는 똘똘이 ;
나 여기가 좋아요.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고, 친구도 있고... 나 그냥 병원에 있으면 안 돼??
잘 먹고,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는데 너무 안 먹어서 생긴 일이라고 진단하는 나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장염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 일시적 발란스의 붕괴라고 진단하는 색시...
결국 의사가 색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제발 잘 먹고 아프지 않고 컸으면 좋겠다 똘똘아...
2. 똘똘이의 지구 걱정
윤이 왜 안자니?
엄마, 잠이 안와요.
왜?
지구가 걱정 돼서요.
(허걱...)
무슨?
지구가 너무 뜨거워졌잖아요.
사람들이 차도 너무 많이 타고, 나무도 자르고, 불도 많이 켜고...
엄마는 걱정도 안 돼요?
<요즘 똘똘이는 눈과 코에 관심이 많다... 아빠가 코를 자주 만져서 콧구멍이 작아지길 바라고, 세상에서 자기 눈이 제일 크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래도 되도록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한다...^^>
음...
지윤이가 지구 뜨거워진다고 불도 잘 끄고,(이건 사실이다 - 내가 늘 핀찬 받기 때문에 안다...^^)
지윤이는 나무랑 꽃도 좋아하고,(이것도 사실인 거 같다)
엄마가 차는 되도록 놔두고 지윤이랑 많이 걷자고 말하잖니.
지윤이가 다리 아프다고 엄마한테 업어주라는 말만 자주 안 하면 말이야.
엄마도 걱정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열심히 노력도 하니까 지구도 괜찮지 않을까?
음~~~ 엄마도 걱정은 하지요?
그래~~~ 얼른 자자... 지구가 조금 더 조용해지려면 지윤이가 빨리 자야할 거 같은데?!!
그래요??~~~ 안아줘요.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드르렁 드르렁~~~
지구 걱정한다고 잠이 안 온단 놈이 벌써 코를 골며 잔다.
아직 코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3. 아빠, 나 좋아해?
가끔씩 통화하는 똘똘이...
내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지가 듣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항상 되묻는다.
아빠~ 안 들려... 더 크게 말해 봐...
그리곤 늘 그렇게 말 한다 ; 뭐라구? 뭐라구? 더 크게~~~
*
토요일 오후, 늦는다는 아빠 말에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똘똘이.
아빠, 아빠 나 좋아하면 빨리 와...
그래...
아빠 나 좋아해?
그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지.
아니지...
이렇게 말해봐. 아빠가 나 좋아하면, 안 좋아한다고 말하고, 싫어하면 좋아한다고 말해?? 응??~~
<지난 설날 귀신사에서...>
(주춤... 주춤...)
그래 그렇게 말 할게...
(나의 고역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빠 나 좋아해?
그럼~~~ 제일 좋아하지...
안 좋아한다구?
좋아한다니까?!!!
그게 싫어한다는 거잖아.
(아참... 그렇게 하기로 했지)
다시 물어볼게... 아빠 나 좋아해?
아니?! 안 좋아해...
좋아한다구?
그렇지~~~
아빠!!! 좋아하면 안 좋아한다고 말하기로 했잖아...
음~~~ 그래~~~
그럼 안 좋아한다고 말해야지... 아빠 나 좋아해?
아니?! 안 좋아해...
안 좋아한다구?
응~~~ 좋아해...
안 좋아한다는 말이잖아...
응~ 그래~~~ 안 좋아해...
안 좋아한다구?
응~ 안 좋아해...
뭐라구?
안 좋아해...
뭐라구?
안 좋아해...
더 크게~~~
그래... 좋아해~~~
뭐라구? 싫어한다구???
좋아한다니까?!!!
안 좋아한다구??
좋아한다니까...!!!
<요즘 똘똘이는 머리띠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눈을 뜨고나서 잘 때까지 단 일초도 벗질 않는다... 심지어 겨울에 모자를 쓰고 외출할 때는 모자 위에 머리띠를 고집해 한참 웃기도...^^>
아아아아앙~~~ 엄마, 아빠가 나 싫어한대...
(아흐흐흐흐흐흐흐~~~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한동안 지윤이의 말장난을 지켜보던 햇살맘이 전화를 가로채며 중재로 끝났지만,
좋아하는데, 싫어한다고 말하라는 법이 어디 있는지 원...
너무 영악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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