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똘똘이가 읽어 달라고 가져오는 책이 바뀌었다.
아직 그림이 많지만 읽어야할 글자가 점점 많이 지고 있다.
그리고 나의 졸림에 비례하여 그 글자는 점점 더 많게 느껴짐을 부정할 수도 없다.
물론 글자가 많은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권수가 준다는데 있다.
서너권이 한두권으로 바뀐다는...^^
아빠~~~ 이거 읽어 줘요~
음~~~ 피~노~키~오~네?
제목은 짧은데, 책은 제법 글짜가 많다...ㅠㅠ
신랑~ 책 제목을 왜 그리 심각하게 읽어?
기껏 지 방 꾸며줬어도, 춥다며 책을 들고 오는데 거절 할 수는 없고...
하품이 섞인 그 미묘한 변색을 색시가 알아 차렸다...^^
피노키오를 만들던... 반짝이는 별이 천사로 바뀌더니...
똘똘아 별 보이니?
아니요~
우리도 창문 열면 별 보이는 집으로 이사갈까?
신랑~~!
<하늘에 해가 떠 있고, 구름도 있고, 비행기가 날고 있다... 오리고, 그리고, 접고... 똘똘이의 하늘이다...^^>
학교 가던 피노키오가 꾀임에 빠져 학교를 안 가고...
그래~~~ 학교와 공부는 본래부터 재미가 없나 봐?
예나 지금이나 부모들은 학교 가서 열심히 공부하라 말하고, 아이들은 그게 싫고
100년전 이탈리아나, 지금 우리나 똑같구나?!
근데, 똘똘아~ 꾀임에 빠진 사람이 잘 못 된 거야? 꼬신 사람이 잘 못 된 거야?
신랑~~~!! 책 읽어~~~
할아버지를 찾던 피노키오는 또다시 꾀임에 빠져 놀이동산에 가서... 담배도 피우고... 당나귀가 되려다가...
그래~ 보이지 않는 가족의 사랑보다는 눈앞의 즐거움을 놓칠 순 없지?
게다가 가족은 기다려주지만, 놀이동산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잖아?!
근데, 똘똘아~~ 피노키오는 꾀임에 빠진 걸 반성했을까? 놀았다는 걸 반성했을까?
신랑~~~~!!! 책 안 읽어?~~~~!!!
왜 꼭 노는덴 담배가 안 빠질까?
아빠~~~ 오늘도 담배 폈어요?
똘똘아~~~
근데 왜 이사람은 열심히(?) 놀면 당나귀가 된다고 했을까?
이탈리아 사람들은 당나귀를 아주 싫어했나보지?!
신랑~~~~~!!!!
바다에 빠져... 고래 입속에서 제페트 할아버지를 찾아... 집에 돌아와서... 사람이 됐다는구나...
왜 하필 고랠까?
음~~~ 똘똘아 우리도 나무 인형 하나 만들어 볼까?
그러면 천사가 오지 않을까??
<나무 인형 만들기... 피노키오 때문인지, 무슨 책인지 모르겠는데 글씨를 배우면서 나무 인형 만들기 순서를 메모하고 그려놨다... 몇달 전인데, 지금은 글씨로 그림도 조금 더 발전...^^>
<똘똘이 발은 아빨 닮았을까?^^ 저 발바닥에 파스 떼내려다 피부까지 벗겨져 고생 좀 했다...^^>
피노키오를 읽어 주면서 깨달았던 몇가지 중에 아무래도 이 대목이 정점이었던 거 같다.
무대에 서서... 인기 만점이었는데... 돈은 극장 주인이 다 벌고...
그래~ 똘똘아 1900년대 전후나 100년이 지난 지금이나 돈은 연예인들이 많이 번다는구나?!
우리 똘똘이도 춤도 잘 추고 텔레비전도 좋아하니 아예 연예인 계통으로 나가지 않으련??
신랑~~~~~!!!!!
그것도 연예인 보다는 연예인들을 키우는 SM 같은 이들이 돈을 더 번다는구나?!
신랑~~~~~~!!!!!! 책이나 일!!!거~~~!!!!!!!
<이넘이 가끔 장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책 읽어주라는데 엉뚱한 소리나 해대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잠을 못자서 그랬을까?... 에구~ 불쌍한 똘똘이...>
어휴~~~ 애가 책 읽어주라고 하는데 엉뚱한 소리나 하고...ㅉㅉ
졸려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거짓말과 길어지는 코로 유명한 피노키오를 읽는데 왜 나는 그런 엉뚱한 생각이 날까?
너무 졸려서? 거짓말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가 느껴져서?
책보면서 잠자자는 것인지, 잠을 깨자는 것인지...
모든 게 띄엄띄엄... 똘똘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책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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