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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몇장...

2012년 새해>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에서 맞이하는 일출...120101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 2012년 1월 1일... 새해 첫해...>

 

 

 

1.

 

9시반인가?

추암해수욕장으로 떠나는 새해맞이 일출을 보기 위해 최대한 옷을 껴입는다.

집밖으로 가면 개고생이라고?

더운 건 참을 수 있지만, 추운 건 참을 수 없다는 강요가 아이들의 몸을 중무장시킨다.

아빠 더워요...

 

자다가 깨다가, 최대한의 불편을 참으며 오른 관광버스,

4시반이 되어 도착했지만, 선듯 나설 용기가 없다.

시간...

늘 그렇게 흐르는 시간이지만, 예까지 와서도 나는 기다린다.

해가 뜨려면 아직도 세시간은 남았다 위로하면서...

 

함께 있어 좋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누릴 문화는 아이들 연령에 비례하고, 또 그들에 의해 정형화될지도 모르겠다.

공부도 세상살이도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게 나만의 생각으로 조절될 수 있는 게 아니듯,

우리는 365일, 아니 46억년이나 반복되어 뜨고 지는 해에 의미를 부여한다.

일출과 일몰... 해넘이와 해맞이라는 이름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들이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자.

새해... 새롭다고 붙여진 의미의 해맞이를 한해의 시작이라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리라 마음먹으며,

온갖 불편을 감수하면서 나선 길...

그렇게 마음먹기에 따라 비워지고 채워질 수만 있다면 우리들 인생은 얼마나 가벼워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렇게 가볍게 채워지고 비워지지 않기에 우리는 반복되는 자연현상에 의미를 부여한 게 아닐런지.

 

 

<이미 여명은 구름속에...>

 

 

이곳까지 와서도 나는 가족들과 떨어졌다.

조금 더 좋은 곳... 떠오르는 태양을 조금 더 멋지게 잡을 수 있는 곳을 향해 나는 주변을 서성이고,

가족들은 편한 곳, 앉을 수 있는 곳, 남들에게 방해 받지 않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아주고,

나는 또 감행했다.

저 군중들 앞으로 나아가면 조금 더 빨리, 혹은 조금 더 멋있게 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2.

 

3시반에 왔는데요?

괜찮타 싶은 곳들엔 이미 삼각대가 세워져 있고, 나는 그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먹이를 먹다 지친 사자들 주변을 서성거리는 하이에나처럼...

그리고 또 고민한다. 저 절벽이 좋지 않을까? 저 안전 울타리를 넘어야 하지 않을까?

용기있는 사람만이 남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법일까?

나는 이리재고 저리재는데, 스스럼없이 절벽에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들을 바라보며 나의 소심을 탓해본다.

 

 

<모두가 기다린다... 하나를 향한 하나의 마음으로... 서로 다른 얼굴이지만, 모두가 하나를 기다린다...> 

 

 

망원렌즈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귀찮타고 삼각대를 놔두고 왔는데...

이쪽에서 뜨지 않을까요? 난 저 포인트에 초점까지 맞춰놓았는데...

어디가나 찍사들은 통한다. 한쪽의 동변상련과 또 한편의 경쟁심리가 덧대지지만 여기까진 선의의 위로다.

보이지 않는 거리와 부딪치지 않는 시선의 방해를 서로 조심하며 나름의 관망 포인트를 잡고 있다.

 

 

<언제 저 곳까지 올라갔을까? 무엇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무엇을 채우려 하는 걸까?>

 

 

물론 이런 선의의 격려도 곧바로 깨질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아니 훨씬 늦게 올라왔지만 자신만 해를 본다면 모든 비난을 감수할만한 용기 있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충분히 많으며, 그들은 늘 그렇게 살아왔는지 새치기도 먼저 온 이들에 대한 배려도 없다.

새해 새맞이, 명분은 새롭게지만 우리는 늘 그렇게 너무나 불편해진 사회와 가벼운 심성과

개인의 편의를 위해 희생되어야만 하는 양심과 도덕을 봐야만 한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가책과 명분과 의도가 있는 법이니까.

 

 

 

 

포기해야겠지요?

3시반부터 기다렸다는 사람들부터, 올라온지 30분도 안 되는 사람까지 하나둘 포기한다.

구름속에 가려진 해를 볼 수 있다는 뉴스의 전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힌다.

아빠~~~ 어떻게 해야 돼?

음~~~ 10분쯤 지나면 구름 위로 해가 떠오를 거 같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이미 맘먹었던 자리를 포기하고 가족들이 있는 곳에 가 위로 아닌 기대로 마음을 다독인다.

 

 

 

보지 못한다는 것이 커다란 실망과 낭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건 너무 아쉽고 서운한 마음에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한다.

손해 보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닐진데 봐야만 한다는 강요는 누가 만들고 있을까?

단지 무박2일의 편하지 못한 버스관광 때문에 생긴 본전심리는 아닐텐데...

 

 

 

3.

 

저기~ 저기 해가 떠요~~~

하하~~~

모두가 일어선다.

방금 전까지 해만 뜨면 먼저 와 자리를 잡은 사람들을 위해 앉겠다는 약속과 다짐은 모두가 잊어버렸고,

저마다 일어서서 붉어지는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려는 듯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고 한 곳을 향한다.

 

 

<사진보다 붉게, 훨씬 붉게 물들었음에도 나는 내가 원하는만큼 붉게 잡질 못했다...>

 

 

그래~~~

어쩌면 이런 맛일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한 곳을 향하며 득의의 웃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대견해하는 마음을 보는 것...

 

 

<조금 더 낮게 혹은 조금 더 높게... 조금 더 넓게 혹은 조금 더 좁게... 조금 더 많이 혹은 조금 더 작게...>

 

 

서둘러 포기했던 자리로 향했다.

이미 반이상이 떠나버린 자리... 그리고 또다시 낯선 사람들에 의해 채워진 자리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지만, 나는 이미 잘못 세팅된 장비를 탓하고 있다.

오메가를 볼 수 없었다면, 수평선에서 또오르는 해를 잡을 수 없었다면 망원이 아니라 광각렌즈가 필요했는데.

서둘러 핸드폰을 꺼낸다. 해상도는 포기했지만 광경은 담고 싶은 욕심에 핸드폰은 충분한 광각이니까...

 

 

<저 바위 위에서도... 우리들만 기다린 게 아니었나?^^> 

 

 

내가 예상했던 각도와 전혀 다르다.

이럴때, 나침반이 그려지는 어플은 왜 없을까 탓하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촛대바위 주변에서 떠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만큼 내 마음은 허둥지둥 바빠진다.

이미 길이 아닌 곳, 안전이나 질서와는 무관한 곳에 자리잡은 사람들의 행선을 쫓아 무작정 바위를 오른다.

저 날카롭고 위험한 곳에 더 멋진 광경이 보장 될 거라는 확신은 어디서 생겼을까?

몇 번이고 와봤던 촛대바위지만 정말 이런 곳까지 사람들이 올라갈 거라는 생각을 나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4.

 

그렇게 떠오르는 2012년의 첫 태양을 바라본다.

장관도 황홀경도 벅찬 감동도 아닐지 모르겠지만, 새해, 처음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봤다...

마음을 열고, 온 몸을 열고 새해 첫해를 몸으로 느껴본다.

봤기에 이런 말을 하겠구나 위로하며, 붉은 기운을 담았으니 이렇게 피로하지 않겠구나 위안하면서...

 

 

 

 

정해진 수순들... 정해진 시간들... 그리고 그 틀에서 벗어나질 못할 나의 이정표를 다 잊어버리고,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를 바라보며 새해 해맞이를 하고 있다.

그 기운으로 해결되고 증감되는 것이 없을진 몰라도 내 마음의 한켠에는 희망을 새길 수 있을거라 믿으며...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생기는 게 아니라, 그런 다짐의 여백을 만들었다는데 위안을 삼으며...

저 구름속의 해마저도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다렸기 때문이라는 변할 수 없는 진실을 믿으면서...

 

 

 

 

 

간절함만큼의 즐거움일까? 기다림만큼의 행운일까?

보았음을 대견하게 생각하는 것도 저 붉은 해가 내게 주는 새로운 기운일지 모르지 않는가.

내 곁에 있는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다.

 

 

<당신에게 보낸다...^^♡>

 

 

2012년의 붉은 태양의 기운을 모두가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함께 한마음으로 바라보고, 함께 즐거워하며,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나와 그들 모두에게 저 태양이 보내는 생동감과 따뜻함과 밝은 기운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

2012년 새해... 그렇게 밝고 붉고 뜨겁게 시작하고 싶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새해, 첫 일출의 기운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