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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段想...

短想段想> 새벽 斷想...120605

 

 

 

 

 

 

# 1.

 

이 시간에 일어나서 담배를 피워본 게 얼마만일까?

그냥 덧없이 흐르는 시간에, 너무 빨리 흐르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고작 하는 짓이라는 게 담배를 피우는 거다...

내가 새벽을 싫어하는 건 ; 새벽 시간은 너무 너무 너무나 빨리 흐르기 때문이다...

 

 

 

# 2.

 

푸르스름해지는 하늘...

여명을 향해 어두워지는 하늘...

밝아짐을 어두워짐으로 착각하는 건 ; 밤의 색깔이, 어둠의 빛이 너무 투명했기 때문일까?

빛이 있으라, 그럼 색이 있으니??^^

새벽의 알싸한 공기가 가로등 불빛을 무겁게 짓누른다...

 

 

<지난 달 보름이 슈퍼문이었지? 정말 정말 쟁반같이 둥글었던 달... 벌써 보름이다...>  

 

 

# 3.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본다.

글을 통해, 말을 통해, 그리고 그의 행적을 통해...

후후~ 저 모습이 나의 극대치일까?

충분하다, 만족스럽다, 그리고 재밌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꾸려던 모습에 흥미를 잃어버린다.

나와 똑같은 모습을 보면서, 내가 추구하던 모습의 결정을 보면서 그 완성에 대한 호기심을 잃어버렸다.

이대로 간다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을까?

재미가 없다...

 

 

 

# 4.

 

인생도처유상수라고?

^^

오래전 초등학교시절, 친우들의 가훈을 기억하고 있다 ; 근면, 성실...

언젠가 나는 그런 가치들이 농경문화의 유산이라고 단정했었지.

상업사회, 산업사회의 가치에 비해 어딘지 낙후된 문화의 한 단면인 거처럼,

혹은 도전과 변화를 부정하는 보수적 가치가 강요한 도덕의 반영이란 생각까지 하면서...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본다 ; 인생도처유상수의 근간은 성실이 아닐까 하는...

물론 한 편 씁쓸하기도 하다 ; 상수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상수들만의 유희가 아닌가 하면서...

그러면서 물어 본다 ; 인생이란 과정일까? 결과일까? 하는...

 

 

 

# 5.

 

인생은 목표를 향해가는 것인지, 여정 그 자체인지 물어 본다.

히말라야 깊은 곳, 포로 로마노 앞의 잔디밭, 그리고 기차와 자동차와 배와 비행기와 배낭...

하마터면 여정 그 자체는 노마드인 거 같고, 목표는 농경의 정착이라 생각할 뻔 했다.

엄밀히 인생의 양 날개일 뿐인데...

또 다른 상실의 기분... 어쩌면 이것도 부침일텐데 내가 너무 조급한 것일까?

 

 

 

# 6.

 

초등학생 시절, 아니 중고등학생 때쯤일지도 모르겠다 ; 교육의 목표는 지, 덕, 체라고...

나는 어떤 교육을 얼마만큼 받으며 성숙, 혹은 다듬어지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양의 교육은 지와 체가 강조된 게 아닌가 싶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그 부족한 덕에 대한 보완일테고...

그러면 우리들의 교육은 지와 덕이 강조된 거였을까?

요즘의 교육과 전통의 유학, 불교, 도교적 학습체계에서 “체”에 대한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게...

그래서 같은 시기에 살았던 맹자는 “호연지기”를, 장자는 “곤과 붕”을 이야기했을까?

역시 극도로 관념화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서양철학과 서양철학에 입각한 자본주의가 훨씬 “유물론”적이다...^^

나는 어떻게 보완하지? 걸어야겠지?? ~~ㅋㅋ 그러면서 체감하고 느껴야겠지... 아직 멀었다...

 

 

 

# 7.

 

내 블로그의 첫 음악으로 자주 매칭 되는 게 “Walking in the air”다.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평안해지는 느낌에 젖어들 곤 한다. 심지어 무념무상까지...^^

음주가무의 맨 앞자리는 음이다... 희(喜), 행(幸), 락(樂)의 최고의 경지는 음(音)이란 말이 아닐까?

그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까질 하는 걸 보면 나도 이제 귀가 트이는 거 아닐까? ㅎㅎ

그런데 자꾸 아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꽉 차서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허해서, 아득하게 멀어져서, 텅 비어서 평온해지는 거...

꽉 찬 기쁨은 충전이지만, 텅 빈 쾌락은 방전...

그 방전이 주는 여운이 나의 자유로운 무념을 주문한다.

 

 

 

# 8.

 

경복궁 지광국사현묘탑의 발톱 4개 모습이 틀리다는 걸 보았다.

어쩌다 보았을까? 이제야 보았을까? 결국은 보게 된 걸까?

 

 

<지광국사 현묘탑... 발톱을 중심으로 찍었던... 양쪽 발톱이 다르지? 하나는 완전히 풀려있고, 왼쪽은 최대한 말려서 치켜들려 있고...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의 아와 움처럼 완벽한 대비... 나는 그 발톱을 이제서야 봤다...^^>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기단부... 아무래도 이쪽 방향이 A와 M의 대비가 가장 극적이다...>

 

 

만든 이는 그걸 예상했을까? 그리고 A, U, M의 깊은 뜻이 1,000년 후 내게도 전해질 수 있다고??^^

경험의 세계 / 깨침의 세계 / 본연의 세계를 뜻하면서 각각 발생과 유지와 소멸을 뜻한다는...

법신 / 보신 / 화신의 삼신을 의미하기도 하고, 하늘 / 땅 / 대기의 삼계를 나타내기도 하며,

멀리 인도로 넘어가면 베다의 리그 / 야주르 / 사마의 삼전이나, 비슈누 / 시바 / 브라만 3신을 뜻하면서

흡식 / 지식 / 호식의 호흡과정까지 연관된 불교진언 중 가장 위대한 신성한 음절이 AUM임을 알았을까?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이후, 처음으로 가장 완벽한 “옴”을 지광국사현묘탑에서 본다.

하나는 사자의 입을 통해, 하나는 승탑의 발톱을 통해...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나는 인자 봤다...^^

 

<지광국사 현묘탑의 기단부 네개의 발톱을 나는 용발톱이라 부른다(호암미술관 측에서 그렇게 명명했나?)...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그 발톱 4개가 모두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는 완전히 풀려있고, 나머지 3개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것을 A, U, M으로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이렇게 풀린 게 A일까? 아니면 말려 있는 게 A일까??>

<그리고 발톱의 회오리가 풀린 것은 양면이 또 다르다... 이건 완전히 풀려있고, 위쪽은 반바퀴 정도 말려 있다... 왜 그랬을까?? >

<그리고 이 발톱의 말림-그걸 용틀임이라 불러도 될까?^^-이 가장 극적이다...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 들게 받침까지 만들었다...>

 

사족> 석굴암의 금강역사는 A와 M(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은 이해되는데, 왜? 3개가 아니고 4개일까??

 

 

 

 

# 9.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질 못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글들을 위한 준비는 하고 있는데...

가람배치 ; 아직 자료 검색 중이고...

좌불상 ; 그 사이 익산 연동리와 태봉사, 청원 비중리, 밀양 천황사와 무봉사, 예천 청룡사, 의성 만장사, 양산 용화사, 평택 심복사, 원주 용운사지 등엘 가보고, 중앙박물관과 용인 세중돌박물관, 군위 삼존불, 의성 고운사, 대구 동화사 등엘 다시 가봤는데 정리하질 못하고 있다.

 

 

<평택 심복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전체적으로 무겁고 무뚝뚝했지만, 장삼 끝단에 새겨진 꽃잎이 애교스러웠다... 평택에까지 석조비로자불좌상이?? 인근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고...>

<작년엔 불국사 석가탑 연등이 세워졌었는데, 올해엔 화엄사 사사자탑이 밝혀졌다... 그래도 석가탑이 더 좋군...^^>

 

 

석가탄신일 법등으로 화엄사 사사자석탑이 세워진 걸 보고 그것도 한번 정리해 보고 싶고,

햇살이와 함께 듣는 김영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은데 도통 시작을 못한다.

생각이 많은 게 아니라, 생각이 없어진 걸 아닐까?

극도로 부풀어진 풍선에서 바람이 빠진 걸까? 아니면 피곤해설까?

 

 

<생각해보니 똘똘이와 이런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했다... 석등에 대해 한참 생각하고 있을 때,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형태를... 다음에 한번 설명해 보려 한다...> 

 

 

 

 

# 10.

 

한달에 집에서 자는 시간이 이틀밖에 없다는 유럽사는 후배에게서 카톡이 날아왔다.

학교를 쉬어야겠다고... 시간표 짜다가 무작정 학장에게 e메일 보냈다고...

하긴 세계가 좁다고 돌아다니는, 지금이 전성기일지 모르는 후배에게 “휴식”은 갈등이었으리라.

집에서 푹 쉬고 싶다는 그녀에게 그렇게 답했다.

혼자가 제일이고, 맘 맞는 이가 두 번째, 사랑하는 이는 세 번째라고...

 

조금 보완을 하고 싶었다.

제일 먼저, 사랑하는 이와 sex를... 2박3일 동안...

그리고 맘에 맞는 사람과 3박4일 동안 이야기를...

마지막 4박5일 동안은 혼자서 하고 싶은 것을...

그렇게 보태보니 딱 10일?!

6개월을 쉴지 1년을 쉴지 모르는데 기껏 10일분 계획표 짜서 보내준다.

 

 

 

# 11.

 

잠자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유?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하루종일 말을 한다. 시도때도 없이 닥치는 손님들, 그리고 약속들과 끊이지 않는 통화...

어쩔 땐 신물날 정도로, 어쩔 땐 정신없을 정도로, 어쩔 땐 무감각하게...

물론 맨날 그런 건 아니겠지만(^^) 요즘 그런 날들이 부쩍 부쩍 많아졌음을 느낀다.

그러니 숙소에 들어오면 씻자마자 손가락도 까닥 못하고 눕는 경우가 허다하고,

불과 TV가 환하게 켜진 한밤중에 일어나 다시 불을 끄고 잔다.

어제도(엄밀히 자정 넘었으니 오늘이지만) 그렇게 떨어졌다가,

불행 중 다행으로 이렇게 부스스하게 일어나 환해진 아침을 맞는다.

이 얼마만인가... 모처럼 자지 않았다는 것에 스스로 토닥토닥...^^

 

 

 

# 12.

 

계획표를 짜야한다.

모두가 상상하고 예상하며, 심지어 확신하고 있는 불안과 불신과 불확실성을 깨뜨릴...

운이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현실은 냉혹한 것이고...

그런데 너무 많이 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누굴 탓할 수도 없다. 피할 생각 역시 없지만, 다시 나사를 죄어야한다는 생각이 많다.

유연하면서도 정교하게, 파격이면서도 합리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인 대안들을...

물론 어떤 전략, 전술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집행의 선후경중과 완급조절이 아닐까...

그 주도권을 쥐어야만 한다... 주도권을...

단, 지금부터 하는 일에 나는 어떤 확신도 자신감도 가져서는 안 된다.

나는 나를 믿어서는 안 된다...

 

 

 

# 사족.

 

엄마에게서 한문을 배우고 있는 똘똘이...

아빠  "눈물" 이 한자로 뭔 줄 아세요?

글쎄~~~ (이럴 땐 얼른 대답을 하지 않을수록 친절한 아빠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목수(目水) !!

ㅎㅎㅎ

 

옆에서 햇살맘이 거든다 ; 그럼 "눈물이 흐른다" 는 한자로 뭘~까~~요~~~?

출목수 (出目水)

ㅎㅎㅎㅎㅎ (지가 아는 한자의 총동원이군...^^)

마지막이 압권... “눈물이 많이 흘렀어요” 는?!!

글쎄~~~ (이건 알고 대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도통 상상이 되질 않는다. 암기 세대의 비애...^^)

출목수강 (出目水江) ^^

 

 

 

<손톱마다 색색이 물들이고 생각에 잠겨있는 똘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