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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色,形,文樣

고려청자 1> 국립중앙박물관 <천하제일 비색청자>전을 추천한다...1211

 

 

 

 

1.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 <천하제일 비색청자>

2. 국보 청자는 몇 점이나 있을까?

3. 고려청자의 시대적 흐름 - 용도와 기형, 문양의 변화를 중심으로...

4. 고려청자의 다양한 色(색) - 도기와 자기, 청자와 백자, 자토와 유약...

5. 몇가지 메모 - 쉬어가는 페이지...^^

6. 우리나라에서 고려청자가 조선백자보다 더 귀한 이유

7. 천하제일 비색청자 - 고려청자

 

 

 

 

 

 

 

 

1.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 <천하제일 비색청자>

 

 

여러분은 혹시 靑瓷(청자)의 翡色(비색)을 보신 적이 있나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 중 하나로 천하제일이라 불리며,

맑고 투명하면서도 그윽한 맛에 부드러움과 청량감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고려청자의 비색 말이에요.

저는 오늘 처음, 그 색을 봤답니다.

말로만 듣던, 본 사람만 느꼈을 거 같은, 느낀 사람만 취할 수 있는 그런 고려청자의 진정한 색감을 말입니다.

 

 

 

 

 

<국보114호 - 국화 모란무늬 참외 모양 병... 국보목록의 정식명칭은 <청자 국화모란무늬참외모양병>이다...

형과 색, 문양을 모두 갖춘 완벽한 모습... 환상적이지?^^>

 

 

 

 

예전부터 문화재에 관심 있고, 도자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고려청자의 비색을 보고 싶어 했을 겁니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봤다는 기억을 되살려보면 박물관의 상시 전시장을 통해서, 시중에 판매되는 재현품 혹은 복제품들, 그리고 거래나 도난, 훼손 등의 이벤트로 TV화면이나 지면상을 통해서 본 게 전부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저 같은 사람들 진품을 손으로 만져볼 기회는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고, 잘해야 <진품명품>을 통해서나 고려청자를 감상할 수 있지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이겠습니까? 그래서 노력했지요. 많이 봐두려고... 책도 보고, 자료도 사고, 박물관도 자주 가고...

 

 

<이번 전시는 모든 점에서 마음에 든다...  국보와 보물, 미지정 문화재와 비교... 청자와 금속공예의 비교... 게다가 다양한 용도와 쓰임, 시대적 변천, 생산과 유통... 모든 게 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파편들까지... 강진 사당리 가마터 출토...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청자의 정품 중의 정품은 대부분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 생산되었다... 또한 " 현재까지 알려진바 기종과 기형, 문양장식이 가장 다채롭고 정교하며 유색 또한 매우 좋다"/국립중앙박물관>

 

 

 

 

그렇지만 늘 불만이었죠.

첫째는 고려청자임은 알지만 “저게 진짜 비색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제대로 된 색깔을 본 적이 없어 비색이란 무엇일까? 늘 상상만 할 수밖에 없었고, 둘째는 단면적이고 정적인 진열에 감동을 받기 어려웠고, 셋째는 뚜렷한 감식안이 없던지라 국보와 보물이란 등급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지요. 모두의 공통된 의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느껴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설 뿐, 교과서에서 봤던 것을 제 눈으로 봤다는 것 외에 무엇을 어떻게 느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았답니다.

 

 

<보물452호, 국보96호 거북 모양 주자...>

<향로... 원앙모양 향로 뚜껑과 연꽃모양 향로...>

<색의 미묘한 차이까지 확인할 수 있어 더 즐거웠지... 조금 더 푸른(綠)것과 조금 더 파란(靑) 색의 차이까지...>

 

 

 

 

그런데 오늘은 제 눈으로 맘으로 청자를 보고 느낀 거 같아요. 어디서? 어떻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시 중인 <천하제일 비색청자>전(2012.10.16~12.16)을 통해서죠...^^

 

 

<나름 비색에 가장 가깝게 낸 색깔일까?^^>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국보급 청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고, 게다가 도통 기회를 갖기 어려운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청자 대부분이 전시된데다, 오사카에 가면 꼬옥~~~하고 다짐하던 일본 소장 고려청자까지 전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자리에서 모을 수 있는 건 다 모아놓은 전시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이겠습니까? 그래서 놓치면 후회하실 거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국보66호 - 물가무늬풍경 정병/간송미술관 소장... 이 청자를 이번이 아니면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연꽃 넝쿨무늬 정병/일본 네즈미술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우리나라의 보물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네즈미술관은 조선시대 막사발 2점을 포함하여 일본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도자기만 11점 있다) 중 하나로, 공식 명칭은 " 청자음각연당초문정병 "이다... 이 정병 하나를 보기 위해 도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행운이 분명하다...>

<정말 아름답지 않나??  내 눈엔 그림자까지 환상적이었는데...ㅋㅋ>

<연꽃넝쿨무늬 주자/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비색을 띈 것만이 청자가 아니다?!!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20년만이라지요? 이렇게 대규모 전시가 열린 게... 20년 전이었으면 청자에 그리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보는 눈도 없었을 때니, 한마디로 청자는 지식의 대상이었지, 문화예술의 범주에 들어있지 않았겠죠. 또 앞으로 20년 후라면 제 나이 60대 후반이니 지금의 시선과는 또 다른 젊지 않은 시선인데다 제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겠고, 당연히 지금과 만족도도 다를테고...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은 전시회였답니다. 지금의 제 맘을 옥죄는 구속이 많다하더라도 결코 미룰 수 없었던 기회를 잡았으니 제 맘이 얼마나 설레고 진지했겠습니까? 그런 제 마음을 이번 전시는 실망시키지 않았지요. 그래서 추천하는 거지만...^^

 

 

<아름답다는 게 항상 널리 알려진 유명한 것만은 아닐 거... 굳이 국보와 보물이 아니어도 마음을 사로잡는 색과 문양을 갖춘 작품들도 많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오래남는 미지정 청자... 포도넝쿨무늬 표주박 모양 주자다... 같은 녹색을 농담으로 표현해 단조롭지 않고 투명하고, 청아하면서 그윽하고... 비색에서 청색을 빼면 가장 완벽한 색깔이 담겨있지 않을까??>

 

 

 

 

그것 말고도 이번 전시를 추천하는 이유는 많답니다. 무엇보다 청자의 색깔이 제대로 (제 눈에는 최초의 기회였다 생각되는데) 보일 수 있는 조명시설이 맘에 들었습니다. 흔히 蘭(난)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線(선)과 香(향) 그리고 꽃(花)이 만드는 예기(藝氣)라고 하듯이, 陶瓷器(도자기)를 감상하는 포인트는 形(형)과 色(색), 그리고 紋樣(문양)의 造化(조화)라고 하지요?

 

 

<다양한 형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고려인들은 도자기로 만들 줄 알았지?>

<색과 형에서 가장 우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참외 모양 병이다... 국보94호>

<우리에게 문양으로 가장 유명한, 가장 완벽한 어깨선을 가진 청자로도 유명한 구름 학무늬 매병이다... 여기에 간송 전형필의 드라마틱한 소장 경위까지 알려져 있어 국보가 갖춰야 할 모든 걸 담고 있는 청자... 국보68호/간송미술관 소장>

 

 

그런데 지금까지 형과 문양을 보려고 노력했지만, 고려청자의 진짜 色(색)을 느껴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전시회는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는지 조명시설을 自然光(자연광)에 가장 가깝게 만들었다고 해요. 그래선지 녹색이면서도 푸른빛이 돌고, 투명하면서도 그윽한 기운에 취할 수 있었지요. 사진이나 화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제 눈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翡色(비색)... 그걸 봤다는 생각이에요.

 

 

<연꽃넝쿨무늬 주자... 위 사진은 2008년 3월에 촬영한 것이고, 아래 사진은 2011년 11월, 이번에 찍은 것이다... 물론 카메라의 차이도 있지만 똑같은 카메라에서도 확연히 다름을 느꼈다... 제일 맘에 들었던 점...^^>

 

 

 

 

 

또한 이번 전시는 한점 한점에 충분한 감상의 공간을 두었지요. 사실 기존 박물관 상설 전시는 너무 평면적이고 일면적이었지요. 삼면이 차단된 전면 노출, 거기에 여러 작품들이 백화점 나열식으로 무미건조하게 전시되어 있을 뿐이지만, 이번엔 한점 한점의 사면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공간을 확보해 놓았어요. 그리고 전후뿐만 아니라 상하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높고 낮게 다양하게 전시가 돼있었지요. 만약 그걸 보지 못했다면 저는 저와 눈높이가 다르면서도 고정된 각도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똘똘이처럼 보이는 것만 볼 수밖에 없었을 거 같아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또 만족하고 있답니다.

 

 

<청동 물가풍경 병과 주자와 합과 완과 대접 등등등... 물론 이번 전시회가 작품 하나하나에 충분한 공간을 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상설 전시였을 때는 이런 모습의 반복이었다...>

<국보61호 - 어룡모양 주자... 교과서에, 자료집에, 화면에서 숱하게 익숙하게 봐왔던 모습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처음으로 이 주전자가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입체적이며, 과감하게 만들어졌는지 처음 알았다... 똘똘이 키에 맞추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던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그만한 공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지...>

 

 

 

 

ㅎㅎ 너무 들떠 있지요?

아무튼 그 감동 오래~ 오래~~ 가지기로 하고, 그 기쁨을 잠시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사진을 정리해봅니다. 물론 전시회에 직접 다녀오시면 청자의 생산과 유통, 쓰임새, 그리고 시대적 변천까지 4부로 나눠 자세하게 접근할 수 있을테니 저는 순서와 무관하게 제가 느끼고 봤던 점들을 우선으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들 중심으로 말이죠. 그럼 하나씩, 조금씩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