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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문화유산 - 한국적인 건축 공간과 공예

∐. 序 3. 건축과 공예 3) 내가 좋아하는... (13) 거침없는...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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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건축공간과 공예

      3) 내가 좋아하는 미감들...

 

(13) 거침없고 자유로운 파격... ① 석불, 석탑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때, 기존의 질서가 무너질 때, 또는 시대의 흐름과 익숙한 관계에서 벗어나야만 할 때 파격은 등장한다... 거침없이 과감하여 세상을 파문을 던질 수도 있고, 지극히 조심스러워 혼자만의 실험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그런 흔적들이 남아 역사문화의 DNA로 축적이 되어가는 유산들을 모아 본다... 먼저 석조예술에서...
경주 남산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 보물 187 750년경 남산 통일신라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국보 323 968 은진면 관촉동 반야산
석등(보물232), 오층석탑, 배례석, 석문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 국보 7 1026 성환읍 고려
화순 운주사 구층석탑,
                       석조불감,
                       원형다층석탑,
와불 등 천불천탑
보물 796
보물 797
보물 798
-
1000년 설
12세기 설
용강리 영귀산
(천태산)
고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논산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국보 323호, 968년, 고려... 무너진 듯 보이는 익숙하지 않은 비례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디테일의 유려한 선과, 장대한 무게를 실어내는 웅장한 기운은 조소와 해학이 아닌 넉넉함과 담대함으로 반전을 이룰 수 있다... 이 불상이 지금까지 천년이 넘게 살아남은 것은 완벽한 조형성과 무시무시한 카리스마 때문이 아니라,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었을 것... 즉 적자생존이다... 정해진 틀을 깰 수 있었던 것, 그 파격이 만들어낸 역사는 우리의 좁은 철학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일지도...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 국보 7호, 1026년, 고려... 이수가 약식일지 모르지만, 갈기비란 명칭과 달리 일반 석비의 규모와 격식을 모두 갖추고 있다. 어쩌면 오른쪽으로 꺾은 용머리의 파격 때문에 석비가 아닌 갈기비란 명칭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로인해 이 석비는 거침없는 생동감과 진취적인 기상의 대표작으로 사랑받게 된 거 같다...이수와 4다리 발톱을 빼면, 귀두에서부터 비좌, 귀갑까지 하나하나가 시원시원 거침이 없고, 자유로우면서도 일관성을 놓치지 않았고, 특히 디테일이 매우 정교하고 세련되며 고급스러워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의 전설이 깃든 화순 운주사... 처음부터 끝까지 파격의 연속이며, 이 파격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이루다가, 마지막 와불에 이르러 미완성의 극적인 완결로 마무리된 곳... 또 그래서 더 큰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지도 모르겠다... 형, 선, 문양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들이 속도감 있게 나열돼 긴강감과 생동감도 함께 살아있다...

 

 

 

 

 

 

(13) 거침없고 자유로운 파격... ② 도자기

때로는 호방하고, 때로는 위축되는 등... 약 극단을 오갈 수 있는 파격... 그러나 디테일과 이면에 살아있는 호사스러움이 있고, 겉으로 드러난 어설픔에는 탄탄한 내공이 뒷받침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도자기들을...
청자 철화 양류문 통형병 국보 113 12세기 중앙박물관 고려
청자 음각 연화문 팔각장경병 보물1454 12세기 호림박물관 고려
청자 양각 연화문 팔각장경병
12세기 호림박물관 고려
청자 상감 모란국화문 장경병
12세기 중앙박물관 고려
분청사기 철화 당초문 항아리
15세기말 중앙박물관 조선
분청사기 철화 당초문 장군 보물1062 16세기전반 호림박물관 조선
백자 대호
18세기 삼성미술관리움 조선
백자 동화 호작문 항아리
18세기 일본민예관 조선
백자 철채 통형 병
19세기 개인 조선

 

청자 철화 양류문 통형병

청자 철화 양류문 통형병, 국보 113호, 12세기, 고려... 토기에서 도기, 도기에서 자기로 넘어가는 시점... 청자가 비색을 띠는 그 초입에 이 청자가 있다... 여기에 색을 띠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철화는 또 다른 파격... 이제 형과 선에 문양을 받아들인 청자의 전성기를 열어가는 상황에 거칠게 보이는 버드나무와 유약이 남아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소박하게, 또는 담백하게 보이는 나무 두그루가 텅빈 여백속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아 문인화 같은 느낌도 주고, 또 그래서 한국적이라고 뽑아 봤고... 재밌는 파격이다...

 

백자 대호

백자 대호, 18세기, 조선... 매병과 조선식 항아리의 틀을 벗어난 묘한 태를 갖춘 백자 대호다... 넢게 뽑아 올린 목과 좁게 마무리된 받침에도 불구하고 크기와 색감이 커다란 실험 같아 즐거워 보이는 자기... 카리스마, 정연함, 우아함, 담백함... 크기와 선, 색, 형에서 기존의 모든 틀을 깨고 당당하게 살아남은 또 다른 태... 그래서 나는 파격으로 분류해봤다...

 

백자 동화 호작문 항아리

백자 동화 호작문 항아리, 18세기, 조선... 지배층이 풍요를 기반으로 한 고급스러운 청화에 천착할 때 민중들이 즐겨 찾던 민요에서는 동화가 적극적으로 유행했다. 또 그만큼 사랑받은 초작문 그림이 도자기에도 새겨졌고... 딱 그만한 수준에 맞춘 빛깔과 그림의 백자다... 그러나 일반 민중들이 사용하기에는 상당한 크기, 게다가 호랑이와 까치를 그려낸 솜씨는 거친듯 간결하지만, 균형과 조화에서 매우 완성도가 높다... 속도감 넘치는 필치와 애교스러운 표정까지 웃음이 절로 나오는 자유스러운 필치는 세련된 느낌까지 준다... 거침없는 필치가 주는 호방함과 익살스런 표정이 주는 친근함, 그리고 투박하게 마무리된 질감까지... 자유로운 영혼이 가질만한 백자다...

 

 

 

 

 

 

(13) 거침없고 자유로운 파격... ③ 글, 그림

예술, 역사문화유산으로 승화될 파격의 출발은 아무래도 그림... 즉 회화다. 의지가 구상을 만들고, 구상이 형상을 필요로 할때, 기술과 자본과 관심을 자양분 삼아 구체적으로 표현되 되겠지... 그래서 그림-회화는 모든 예술의 출발점이면서 결정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획 한획에 담긴 내공과 넘치는 기운들... 작은 화면에 담긴 깊고, 넓고, 높은 정신세계를 쫓아 본다...
이징필 금니산수도
17세기 중반 중앙박물관 조선
김명국필 달마도
17세기 중반 중앙박물관 조선
정선필 노백도
18세기 전반 삼성미술관리움 조선
윤두서 자화상 국보 240 1715년이전 해남 고산- 윤선도전시관 조선
정선필 입암도
1720년경 중앙박물관 조선
김홍도필 군선도 병풍 국보 139 18세기 후반 삼성미술관리움 조선
김정희필 침계 보물1980 1851 간송미술관 조선
장승업필 호취도
19세기 후반 삼성미술관리움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