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건축공간(建築空間)과 공예(工藝)
𝐈. 論
2. 인류가 만든 문명과 문화
1) 높고-낮음 ; 정치적 인간 : 계단과 권위
2) 많고-적음 ; 경제적 인간 : 그릇과 잉여
3) 주고-받음 ; 상업적 인간 : 교환과 시장, 그리고 도시
4) 믿고-안 믿고 ; 종교적 인간 : 왕과 신, 국가와 종교
5) 있고-없고 ; 철학적 인간 : 사회적 인간과 인간의 주체성
적자생존과 사회적 인간
정치적, 경제적, 상업적 인간에서 사회화와 세계화, 그리고 종교적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너무 많은 말을 끄집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과정이 빠진다면 인간과 세계, 인간과 신, 자아와 타자는 이원화되고, 관계는 득실(得失)과 시비(是非)와 선악(善惡)에 대한 투쟁과 정복 - 약육강식(弱肉强食) 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들은 약육강식(강한 자가 남는다 = 적자가 생존한다)이 아닌 적자생존(適者生存, 생존자가 적자다)이었기 때문에 사회화 되고 세계화 되었다. 즉 약육강식을 통해 확대재생산이 촉진되었지만, 그렇다고 어느 일방향으로 경도(傾度)되지도 않으며 전개되었다. 무엇 때문일까?
사회적 인간으로의 진화와 함께, 종교적 세계관을 통해 확장성을 갖추고 드디어 왕과 신으로부터 해방(解放)을 선언한 인간들의 주체성(主體性)이, 내재적 밀도를 높이면서 구체성(具體性)과 실천력(實踐力), 그리고 조직력(組織力)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철학적 인간의 탄생 :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즉 고대와 중세에는 특정 개인이나 일부 무리들이 왕과 신의 권위로부터 이탈해 극적으로(실제는 우연) 사회의 변화를 자극했다면(그래서 이를 혈통, 신탁과 예언, 심지어 외계인이라 칭하며 이유를 찾았다), 근현대의 주체성은 왕과 신의 권력을 무력화시킬만한 논리(論理)와 무력(武力)에 재력(財力)까지 갖춘 집단으로 성장하면서, 국가 내적으로는 계층(階層)과 계급(階級)을, 외적으로는 민족국가(民族國家)로의 분화를 촉진시켰다.
소위 만인(萬人) 대 만인(萬人)의 투쟁이 가능한, 인간이 만든 사상(思想)이 인간세상의 내면까지 강제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나는 그런 토양에서 형성된 근현대 인간의 결정체를 철학적(哲學的) 인간으로 부른다.
철학적 인간 : 감정과 이성, 경험과 지혜
철학적 인간은 주어진 자극(刺戟)에 감정(感情)과 이성(理性)을 가지고 반응(反應)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開拓)하며,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해결(解決)책을 찾아간다. 호불호(好不好)의 취향(趣向)과 본능적 기질(器質), 그리고 객관적 상황(狀況)에 좌우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선후(先後), 경중(輕重), 완급(緩急)을 구분할 줄 아는 경륜(經綸)을 찾고, 선택(選擇)과 집중(執中)에 대한 안목(眼目)을 갖춘 리더십을 갈망하며, 신의 영역이라는 타이밍을 잡을 지혜(智慧)를 기원한다.
철학적 인간과 정체성
그래서 지금 이순간은, 때로는 누군가의 선택으로 때로는 집단지성으로 결정(結晶)되는 공감(共感)과 적응(適應), 변혁(變革)의 역사(歷史)이며, 시간(時間)과 공간(空間)과 관계(關係)를 구분(區分)하고 융합(融合)하기 위해 사유(思惟)하고 반성(反省)할 줄 아는 철학적 인간들의 선택(選擇)의 결과(結果)일 게다.
그렇다고 이를 선험적 법칙에 대한 증명(證明)이나(관념론, 觀念論), 경험적 완성을 향한 교훈(敎訓)(경험론, 經驗論), 그리고 결과를 향한 과정으로(결정론, 決定論) 재단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현대의 철학적 인간이 생각하는 정체(正體)성의 조건과 정립방향은 ; 가족(家族)구성원이면서, 시민(市民)이고, 국민(國民)이며, 세계인(世界人)이면서, 지구인(地球人)이라는 다원적(多元的)이며 중층적(中層的)이면서, 인류애(人類愛)라는 보편적 가치(價値)가 내재된 지속가능(持續可能)한 관계(關係)를 지향할 때만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인간의 빛과 그림자
인간은, 인류는, 세상은 아직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상이 유토피아가 되었거나 합리적이지만도 않다. 물론 세상이 유토피아가 되어야 하고, 합리적 이어야 하며, 완성되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되지 않는다.
또 여기에 권력의 부조화, 부의 편중, 불균등 발전, 경험의 결핍, 이성의 과잉 등이 결합 되면서 도출된 독재와 전체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이데올로기가 만든 광기도 철학적 인간이 그려낸 어두운 단면도 엄중하다(인간의 광기가 폭발되는 학살과 전쟁에도, 정치적/경제적/상업적/종교적/철학적 측면에서 주부(主部)를 벗어나지 않는다).
덧붙여 1700년대 중반의 7년 전쟁(유럽/러시아/남북아메리카/인도/아프리카 일부 참여)과 아편전쟁처럼 원인 및 실체와 결과 및 영향력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경우도 있고,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의 관계처럼 전 세계에 한 인간이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절대적인 경우도 있어 근현대의 복합성이 만드는 역동성과 다원성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있는 게 분명하다.
철학적 인간으로서 깨닫는 변화와 균형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이치(理致)가 있다. 특별한 것은 일반적인 것으로, 개별은 전체로, 특수한 것은 보편적인 것으로, 또 그 반대의 작용들이 어우러져 확대재생산(擴大再生産) 되고, 또 최초는 최후를 내포하고, 창조는 모방으로 재해석되고, 우연과 필연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양질전환(良質轉換)이 이루어진다는 거. 우리는 정반합(正反合)이란 변증법적(辨證法的) 발전의 큰 방향성을 자연의 섭리라 부른다.
또한 절대적 공감(共感)과 충분한 재화(財貨), 그리고 궁극의 과학(科學)이 담보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개별과 전체, 특수와 보편, 외연의 확장과 내연의 심화에는 시차(時差)가 있고, 한계(限界)가 있으며, 절충(折衷)과 타협(妥協)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간은 충분히 알고 있다.
멈출 줄 아는 용기, 후퇴할 수 있는 인내, 그리고 돌아갈 줄 아는 지혜는 약한 포유류 중 하나인 인류가 지구상에 가장 넓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강점이 되었다.
그래서 한계와 방향성에 이해가 높은 인간과 사회일수록, 득실에는 효율(效率)을, 시비에는 상황(狀況)을, 선악에는 양면성(兩面性)을 접목시켜, 자유(自由)와 연대(連帶)와 미래(未來)를 위한 가치와 선택을 우선시하고 있다.
완성태이면서 변화체인 인간에게, 원시와 고대, 중세와 근대를 뛰어넘는 현재의 주체성이 모체(母體)인 지구라는 환경과의 조화(造化)로 확대 심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변화(變化)와 균형(均衡)이야말로 자연(自然)-궁극(窮極)의 이치(理致)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합목적적인 노력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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