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건축공간(建築空間)과 공예(工藝)
Ⅲ. 부록 – 몇가지 메모
▣ 작고 낮은 배례석을 위한 메모... 11 불탑과 왕릉
인도 스투파의 양식적 분화 – 불탑과 왕릉
○ 배례석에서 출발한 생각이 너무 중구난방으로 나다녔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배례석에서 배례(拜禮)의 모든것으로 개념이 확대되다 보니 다뤄야 할 영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었다. 역사문화적 모태에서부터 양식적 기원, 그리고 변화를 추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석등과 승탑, 그리고 능묘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너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배례와 관련된 심리적 거리와, 그 거리 유지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 예를 들면 능묘에서 ① 난간석이나 ② 박석이라 불리는 지대면석, 그리고 ③호석 및 수호석의 변천, ④ 이와 관련한 우리 고유의 방위개념은 어떻게 정착되었는가? 또 이런 능묘제도에서 시작된 기물들이 석탑 및 승탑에는 어떤 영향력을 미치면서 상호 변해가는가 등이다.
- 나는 통일신라의 왕릉에부터 전형화되어 한반도 고유의 양식으로 정형화된 이런 능묘의 여러 기물/장치들은 석탑/승탑 등과 하나의 뿌리에서 기원했다고 생각한다. 아소카왕 시대부터 정형화 되어간 인도의 스투파와 기둥이 그것이다.
베다시대/브라만교와 자이나교에서도 존재했던 스투파와 기둥은 아소카왕대를 기점으로 불교라는 가치와 양식으로 새롭게 정립되어 동서남북으로 전파되었고, 기독교와 이슬람교로 인해 파괴된 서쪽을 제외하고(세계4대 문명의 발원지란 위상만큼 인더스문명이 세계사에 끼친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지구의 절대적 인구분포를 보이는 인도와 인도 동남쪽과 동북쪽에 미친 불교와 힌두교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러나 페르시아와 지중해연안에 영향을 준 유일한 사례가 불교였지만 다시 단절되고 만다),
- 중국-한반도-일본과 동남아, 티베트 등 세 방향에서 고유의 양식들과 습합되면서 다양한 양식으로 현대까지 이어진다(예 ; 인도 토라나와 중국 패루, 한국 홍살문, 일본 도리이). 이 글의 주제인 배례석에 남은 유일한 문양인 연화문과 안상도 이 과정에서 고착-변화-발전해 왔고...
특히 배례석뿐만 아니라 불상 및 승탑, 탑비 등의 기단부에 새겨진 안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인도의 역사와 인도불교를 비롯해, 인도의 스투파와 아소카 기둥을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조금 멀고 긴, 그리고 넓은 여행을 시작한다.
- 우선 불전과 가람건축을 살피면서 왕릉의 변천을 묶었던 것은, 신의 공간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죽음의 공간은 전통이라 부를만한 역사문화적 기반 아래 건축적인 완결성을 이미 이루고 있었고, 그 완결태가 신의 공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이 같은 문명사의 보편적인 흐름에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며, 한반도 고유의 특질이 발현되고 융성하는 과정에 중국(황하)문명뿐만 아니라 인도(인더스)문명의 영향이 400~700년대 사이에 집중적으로 유입되어 융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인도에서 파생한 고유의 양식과 다양한 기물들은 죽음과 신의 공간에 때로는 융합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각각의 용도에 맞게 분리되거나 풍토에 맞게 무게중심을 달리하여 적용되기도 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①인도의 불교사원, ②석굴, ③스투파, ④아소카의 기둥에 대한 구조와 양식의 변천 등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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