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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답사여행...

여행> 남도여행0203 - 9.매화산 청량사

 

9. 매화산 청량사


차는 다시 청량사로 향한다.

역시 이정표를 제대로 보지 못해 차는 불법유턴하고...

다 깨지고 재포설을 위해 콘크리트포장들이 걷어진 비포장 길을 따라

쉽지 않게 매화산을 올라간다.

 

 


청량사...

세 개의 석조물과 탁 틔인 조망...

석등 보물253호 3.4m

석조불상 보물265호 2.1m

삼층석탑 보물266호 4.85m

월류봉 아래, 비슬산을 바라보는 매화산 자락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어느 명사 부럽지 않은 행복한 절이다.

햐아~~~

 

 

먼저 삼층석탑을 볼까?

작지는 않지만 왜소 한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3단의 기단부가 탑의 규모를 키울 수 있었을 듯싶은데 오히려 작아졌다.

옥개석에 비해 몸돌도 작아지고...

석등과 대웅전 앞마당의 비례를 고려해서일까?

하긴 탑이 커지면 석등과 거리가 멀어져야하고,

그렇게 되면 대웅전의 크기(지금보다 작았을 것 같은데...)도 훨씬 커져야하고

그렇게 되면 마당의 넓이가 달라져야 되나?

어딘지 모르게 흐트러졌지만 여전히 발랄한 느낌이다.

 


 

석조여래상...

다부지면서도 잘 만들어진 불상이다.

어깨의 굳건함과 균형 잡힌 몸매,

완전한 상태가 주는 당당함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조금 큰 얼굴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긴장감이 없다.

 

  

 

 

왜지?

안내서의 지적처럼 좁아진 입 때문일까?

역시 불상이 조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종교와 철학과 예술이 스며든 이미지...

석공의 한계일까?

아니면 나의 억지일까?

 

 


좌대 주위 장식들을 싸악 없애버리면?

풍부한 표정의 보살상들이 가려져 답답하다.

없애버리자...

군더더기들을...



청량사 석등

 

 

 

뭐니뭐니해도 내 입맛에 맞는 건 석등이다.

완전한 형태, 아니 완벽한 형태가 아닐까?

상륜부가 없어졌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다.

찬찬하면서도 정교한 솜씨

화려하고 꽉차있지만 거슬림이 없다.

 

 

  

 

예쁘고 앙증맞다고 하기엔 무게가 있고,

우람하고 듬직하다고 하기엔 위압감이 없다.

준수하면서도 다부지고.

화려하면서도 깔끔하고

경쾌하면서도 안정감이 있다.   

 

   

  

선림원터와 비교하면 이쪽이 원형에 가까운가?

섬림원터의 석등이 여기에 비하면 왜소하다는 느낌이다.

선림원터 석등에서 느낀 지붕돌의 이질감이 없고

경쾌하면서도 든든하게 놓여있다.

뛰어난 비례에 완벽한 미감...

정말 명쾌하다.

 

사실 청량사에서는 사진만 열심히 찍다가

대웅전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석조여래좌상이 바라다보는 그곳을 나도 바라보았다.

불상에 등을 돌리고 그윽하게 펼쳐진 전망에 한없는 시간을 보낸다.

스님들에게 눈치가 보이지만 그래도 이쪽을 보고 싶으니 어쩌겠나...

 


 

일배, 이배, 삼배...

허공을 향해 무릎을 꿇는다.

무슨 생각을 하지?

하고 있는 일...

해야 할 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 ...

석탑과 석등너머로 향하는 시선에 아무 내용도 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