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가 깨져 있어 수정한다...
* 사진은 원본 크기로... 한두장 추가도...(0804)
30. 첨성대
차는 이제 시내로 들어간다.
첨성대와 분황사를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
첨성대에 올라가 본 사람? 손들어 봐요? ^^
불과 2~30년 전에만도 올라갔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
그중 한 구절 ;
“ 높이는 약 9.1m인데 허리쯤 오는 가장자리 돌을 난간삼아 내려다보면 아찔하지만,
남쪽으로 계림과 월성 만디, 금오산의 게눈 바위[蟹目嶺]가 차례로 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론 작은 산만한 무덤과 선도산이며, 멀리 단석산이 보인다.
북쪽에는 경주 시가지의 집들이 보이고,
하늘이 맞닿은 데는 야트막한 소금강산과 금학산이 잇대어 있고,
동으로 돌아가며 보문 못뚝, 명활산, 이리뫼[狼山],
그 뒤로는 토함산의 웅장한 모습이, 가까이는 달못[月池, 雁鴨池]이 보인다... "
<많은 유적들을 나는 미(적)감(동)과 규모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접근한다...
역사와 사람, 그리고 철학과 정치에서 우러나는 향기와 영향력으로 유물을 가늠한다는 점...
그러나 문화유적은 경제적 뒷받침과 과학적 수준과 민초들의 동의가 전제되고 있다...>
9m의 높이에서 경주의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선덕여왕도 나폴레옹 3세처럼 도시전체의 건물 높이를 규제하기라도 했나?
동양 최고의 천문대...
석굴암처럼 사각의 땅과 둥근 하늘을 형상화한 모습...
게다가 돌의 숫자와 층수, 방향 등 하나하나가 과학적 의미를 상징...
일제가 바로 옆으로 도로를 놓고, 탱크가 지나다니다 기울었고,
한국전쟁이후 기울어진 첨성대를 바로 잡는다고 동아줄에 묶어
미군트럭으로 잡아당기다가 현 상태가 됐다나?
현재의 천문대는 정남에서 약 19도 정도 돌아간 상태란다.
그리고 선덕여왕 당시의 북극성은 지금보다 8.5도의 차이가 난다하고...
<아무리 몸을 움직여도 첨성대가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
왜 하늘을 봐야만 했을까?
왜 별을 관찰해야만 했을까?
불확실한 미래의 열쇠를 하늘에서 찾은 건, 농경민이나 유목민이나 마찬가지...
지배층은 하늘의 매개자/연결자의 위치를 확보해야 해야만 했겠지?
원시의 토템은 지금도 그렇게 연결된다.
현재 세계의 유일한 강대국은 미국...
그들만이 우주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인간의 최고의 위치에 군림하고 있다.
아무튼 오늘날의 과학적 잣대로 마구 재단되는 수많은 과학문화재는
역시 옛것을 재구성할 수 있는 인문과학사의 깊이에서 판정이 된다.
석굴암 본존불이 정동쪽에서 틀어진 이유...
부석사 삼층탑이 정동쪽에서 틀어진 이유...
그리고 첨성대가 정남쪽에서 틀어진 이유는 여전히 현재의 언어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 오차들만큼 우리들의 인문적 상상도 깊어질 것이고...
<우아한 사인곡선??? 우아함은 모르겠고 살찐 고양이 뒷목처럼 앙증맞은 모습이 먼저...^^>
북쪽에서 바라본 첨성대는 여전히 즐겁다.
살찐 고양이 한 마리가,
따스한 햇볕을 이기지 못하고 졸기 직전의 한가로움...
그렇게 편안하게 첨성대는 자리하고 있다.
31. 분황사
분황사에 다시 들른 이유?
사자상을 다시 보기 위해서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은 있으나 역시 나의 분황사는 사자가 우선이다.
물론 국보인 전탑도 있고,
동안의 어린애 같은 거불이 작은 경전을 꽉 채우고 있다.
1609년 5천여 근의 동으로 봉안된 약사여래동상이다.
최초의 약사여래동상은 지금의 60배 무게로 만들어졌다는데...
또 자장대사와 원효의 숨결도 남아있고...
<분황사 석탑은 내게 여러가지 면에서 미스테리다... 조성시기(634년?), 형태 등등... 오늘은 내가 보고싶은 것 위주로...^^>
기단부위 네 귀퉁이에 2쌍의 석물이 지키고 있다.
동쪽에는 물개가... 동해를 지키나?
서쪽에는 사자가... 사자는 부처님의 화신이라는데 무얼 지키지?
십이신장에는 사자가 있다?!
그러나 십이지신상에는 사자가 호랑이로 바뀌었다.
불교의 십이수가 중국 도교의 방위 십이지신으로 바뀐 것이다.
인도의 아소카왕 시기 사자석주가 도입된 이후
불교유물과 사자는 신라에서도 늘 함께 존재한다.
<다보탑 사자상...>
<법주사 쌍사자 석등...>
<경복궁 돌난간대의 사자상... 내가 본 사자중 가장 귀엽고 앙증맞은 상이다...^^>
불교에서 사자는 부처님과 불법을 사자로 하여금 수호케 하며,
사자후, 사자심, 사자좌 등등등 사자는 부처의 화신으로도 통했다.
그걸 96년 답사기에서는 왜 하필이면 사자냐고 고민했으니...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코끼리와 사자를 타고 나타났는데
왜 하필 호랑이나 하마, 악어가 아니었냐고 묻는 것과 똑같은가? 하하하
<분황사 석탑의 사자상...>
다보탑에도 사자가 있고, 쌍사자 석등에도 역시 사자가 있고
그리고 괘릉에도 사자가 있다.
무수한 사자 중에 내가 제일 흠모하는 사자는 역시 분황사 사자상이다.
<너무 멋있지 않는가? ^^>
의연한 자태,
굳건한 다리,
당당한 어깨,
부러지지 않을 것 같은 목줄기,
그리고 앙다문 문 입...
긴장된 숨결의 짧고 강한 갈기가 입가를 흐른다면
정돈된 유려한 갈기는 목덜미에 둥그렇게 감겨있다.
<처음 유화를 배울 때 열심히 봤다... 갈기 하나 하나까지...>
아마 선덕여왕 옆에 서있던 김유신과 김춘추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32. 신문왕릉, 능지탑
이제 선덕여왕릉을 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여전히 어려운 길... 지난번에도 이러다 포기했었는데...
먼저 찾은 건 신문왕릉...
통일신라 기틀을 확립한 문무왕의 아들로
짧은 재위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성기의 기틀을 확립한 왕이다.
석축 위 갑석을 두고 주변에 두른 호석이 인상적이다.
<능지탑... 해는 서서히 져가고...>
또 선덕여왕릉 위치를 지나서 능지탑을 먼저 본다.
문무왕의 화장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연화탑이라고 불릴 정도로 석축 위 갑석에 정성스러운 연화문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기단부에는 잘 짜여진 판석에 십이지신상이 조각되어 있다.
<잘 사용하지 못하는 후레쉬까지...^^ 인화된 필름을 다시 스캔하니 이 모양...ㅠㅠ 그나마 몇장 해놓은 게 있어서...>
그럼 신문왕릉 보다 후대로 맞춰져야 하는데?
게다가 김유신묘의 십이지신상은 더 후대에 조성 되었다고 해야 맞는데...
선덕여왕릉(3단 자연석 석축) - 태종무열왕릉(고분형태) - 김유신묘(판석과 십이지신상) -
능지탑(석축과 판석, 십이지신상, 연화문갑석) - 신문왕릉(5단 자연석 석축에 갑석과 호석)...
시대와 유적의 흐름이 전혀 맞지 않아 어지럽다.
<전 김유신 능...>
<백제 고분군 중... 높지 않고 넓다... 한나라의 영향이었다면 자연 "땅의 철학인 유교"의 영향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에 반해 불교는 중국의 한족입장에서는 이민족이나 마찬가지인 양자강 북쪽, 소위 5호 16국 시대에 발흥하고 북위시대에 최고조를 맞는다... 고구려나 백제의 적석총의 그런 연장선상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초기 백제의 고분군과 비슷한 이미지의 능지탑...
대체로 이런 탑은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높이는 있지만 분황사탑도 크게 다르지 않는 분위기고...
송림사탑을 비롯해 비교적 전탑들이 이렇게 차분하고 정연한 느낌을 준다.
너무 그림 같고 정적이어서 생동감이나 변화의 눈 맛이 없다.
<송림사 전탑... 너무 가지런하고 조용해서 생동하는 맛이 없다... 그래도 차분히 비교해보면 이런 양식도 중국의 전탑과는 엄연히 다른 신라의 양식이다...>
몇 발자욱인데... 중생사도 들렀다.
마애지장 삼존불이 있는 곳인데 개 짖는 소리가 환영인사의 전부...
글세... 두건 혹은 모자를 쓴 모습으로
미술사적으로는 귀중한 자료라고 하나 내게는?
불법, 편법... 몇 번을 오르내리다 드디어 사천왕사터를 찾았다.
이제 반을 찾은건가?
화려하고 정교한 전돌이 인상적인 사천왕사터...
<사천왕사지에서 발견된 사천왕 전돌... 경주박물관... 혹자는 감은사탑에서 발견된 사리함을 만든이가 이 벽돌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리고 망덕사터 당간지주도 보고...
이 길인가? 아닌가?
또 몇 번을 헤매고 헤매다 드디어 선덕여왕릉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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