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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와 함께...

[스크랩] 컨닝 페이퍼... 시험보는 학생들에게 건투를?

 

1.

오늘이 수능 시험일...

포근한 날씨가 그래도 편하다.

수능시험일 갑자기 컨닝 생각이 나서...

 

원주갔다가 느즈막이 들어간 나에게 색시가 묻는다.

신랑은 컨닝해봤어?

그럼!!! 색시는 안해봤나봐?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리지 컨닝은 왜 하냐?

나는 국민학교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컨닝은 다해봤어..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참 예술적이고 대담하지 않았나 싶은데? ㅎㅎ

 

2.

책상, 책상서랍, 의자, 책상밑, 손바닥, 필기도구...

컨닝페이퍼, 책, 책받침...

아뭏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걸 도구화 하는거...

원칙은 있다.

* 타인과 공모하지 않기 - 피해를 줘도 안되고, 후환을 남겨도 않되고

* 같은 방법은 두번쓰지 않기 - 길면 잡히는 법

* 남이 걸려도 나는 주눅들지 않는다 - 배짱과 대담함이 필요

* 선생님보다 한번 더 생각한다 - 결국 머리싸움이니까...

* 컨닝페이퍼는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 투자한 시간을 한순간에 다 써버리면 아깝다...

일단 써보니까 재미있다.

 

그러나 컨닝으로 나의 성적이 올라간적은 없다.

올 100점을 맞은적도 없고, 1등을 해보지도 않았으니까...^^

아마도 나의 컨닝목적은 알고 있는걸 확인하는 정도?

아님, 나도 학창시절에 컨닝을 해봤다는 추억거리 만들기?

선생님과의 머리싸움 혹은 그 스릴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너무 미화하는거 아닌가? ^^*

아뭏든 컨닝은 국민학교 시절 몇번 몇년에 걸쳐 이루어졌었다.

 

3.

그렇다고 내가 컨닝으로 대학에 간건 아닙니다~~~

대학시절에 컨닝은 나에게 유혹이 아니라 강요였다.

2학년에 올라가니 나의 학점으로 선배들과 동료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로 올라온 고등학교 반친구 10명중 1년 지나자마자 3명이 경고누적으로 제적...

내가 다닌 학교는 3번 연속 경고누적이면 성적불량으로 제적...

결국 별생각도 없는 나와 달리, 선배들과 동료들의 위기감은 대단했었다고 생각된다.

나의 시험점수를 올려주기 위해 거의 7~8명이 그룹을 지어 007작전을 폈기도 했다.

나를 주위로 사방으로 앉아서 답안지를 오픈하고 심지어 답안지를 밀어주고...

물론 그 쪽지와 답안지를 보지않았다는게 문제...

 

대학때 나의 시험 답안지

* 문제를 바꾼다 ; 내가 생각할때 중요한 걸 물어보고 스스로 답하기

* 객관식은 무시한다 ; 이런 수준을 대학까지와서 풀어야할 의무가 없음...

* 교수님 수준을 평가한다 ; 교수님들은 나의 수학능력 평가를 위해 문제를 내고

   나는 선생님들의 지도능력과 교육의 문제점을 답안지에 적고...

단, 주관식과 토론과 발표에는 충분히 인정을 받았음...

 

결국 2학년 2학기가 기말고사때는 학생증을 뺐겼다.

나는 시험장에 얼씬도 못하게 선배들이 붙잡고...

왜? 선배들이 대리시험을 치기위해 들어갈 정도...

아뭏든 대학때 컨닝은 유혹이 아닌 강요였고

나는 굳굳히 양심을 지켰다!!! 내가 시험볼때는...ㅎㅎ

 

4.

왠 컨닝 이야기?

햇살이가 벌써!!! 아니 벌써~~~ 컨닝을 했다는 거다.

음표길이를 물어보던 유치원 선생님 앞에서

햇살이는 스스로 만든 컨닝페이퍼를 보고 쭈뼛 쭈뼛 대답을 했다는데...

스캔을 못해서 그렇지 대략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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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음표   2분음표   점2분음표   온음표  - 실제는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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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              3             4        - 답은 한박자, 두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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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가 넘어서 들어간 나는 거실을 데굴데굴 구르고...

 

아니, 애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이걸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거야...

햇살이한테 왜 그랬냐고 물어봤어?

왜?라는 말이 애한테 의미가 있어?

햇살이는?

처음에 코트속에 숨어 눈물을 글썽글썽거리더니 아무말 안하데?

누가보면 공부안한다고 애 잡는줄 알겠다?

우리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는거 아냐?

4살땐가도 장려상 받았다고 울었잖아...

뭐?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고? ㅎㅎㅎ

DNA 문젠가? 지 기질이지 뭐...

 

아침에 일어나 햇살이에게 엄마가 묻는다.

햇살아, 어제일 아빠한테 이야기할까?

눈치 빠른 햇살이...

엄마, 안돼... 안돼... 비밀이야 비밀...

결국 나도 한마디 했다.

햇살이가 여자와 여성으로서 할이야기는 아빠에게 비밀일 수 있어도

가족과 인간으로서 이야기는 아빠도 다 알아야 되는거야~~~

햇살이 스스로 판단하고 잘 할수 있지? 응?

뭔 소리 하는건지...

결국 햇살이와 나는 서로 이미 알고 있는

그렇지만 확인하지 않은 비밀만 하나더 생겼다.

 

햇살이가 컨닝을 했다... 컨닝을... ㅎㅎㅎ

비교적 따뜻한 수능일...

뜨릭님들 즐거운 오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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