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마음, 무거운 발걸음을 뗀다...
무엇이 이리 천근만근 마음을 뒤집어 놓는지...
<양수리... 모두 태워져 재가 되고... 재가 다시 생명의 보금자리가 되고... 다시 푸르름으로???>
2일 시무식이 끝나고 곧바로 원주로 내려오는 바람에
예전에 같이 하던 분들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틀 후 선배에게서 날아온 메일 한 장...
10여 년 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한없이 일렁이는 마음...
조금 더 멀리 말하면 20년 전의 일들이다...
얼굴들이 스쳐가고 얼굴들이 떠오른다...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있고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고
떠난 사람들도 있다... 나는???
<지리산... 모두가 떠난 한적함에 남은 빨간 옷자락... 무엇에 미련을 두는지... 그의 얼굴을...>
며칠전... 생각지 못한 일로 불편한 통화가 이루어지고
썩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의 홍수에 내밀렸다...
시작을 함께 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코 비껴갈 수 없는 노릇...
잘잘못에 대한 문제가 아닌
엉뚱한 문제로 불똥이 튄 것은 이해하지만
비약과 곡해를 넘어 근본적인 시각의 문제가 부각되면
시간과 결과로 단정과 규정은 풀려지지 않는 법...
<벽송사... 단호함은 때론 넘지못할 벽이 되기도 한다... 무엇을 위한 벽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수도...>
결국 해소될 수 없는 어떤 장벽을 느끼며
한없이 추락하는 기분...
그나마 끝이 있어야 재기가 있고
결과가 있어야 반성이 있지만
이런 것과 성질이 다르면 애초 다른 시각이 필요하게 된다...
<양양... 속살을 드러내도 개운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도 삶의 한 과정이고 방편인지도 모른다...>
2일과 10일...
전혀 다른 두 개의 일이 벌어지면서
모든 마음이 헝클어져 버렸다...
그리고 쉽게 수습되지도 않는다는 걸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무엇으로 귀결 되냐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자문만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을 헤집는다...
<양수리... 그 적막함에도 다시 봄이 올 수 있는지... 10년 20년을 넘어 내게도 새싹은 돋을지...>
10년전 시각으로 오늘을 해석하는 분과
오롯한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오신 분...
그 어느 마음에도 내가 헤집고 들어갈 빈틈은 보이지 않는다...
꼭 들어가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답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것이 우문인지 알고
딱히 해법이 없는 줄 알면서
두고두고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강화... 밑바닥까지 드러난 염전... 바닥까지 남겨진 자국들은 어쩌면 영원히 남을지도 모른다...>
그 분들의 고통과 외로움을 생각한다...
그 무게만큼의 거리를 내가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내 마음의 심란함보다 그 분들이 겪었을 허탈함을 나는 못 받아들이는 걸까?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앞으로도 늘 달고 다닐 멍에이지만
유난히 그 무거움의 둔중함에서
나는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호암미술관... 무엇인가에 꼭꼭 메인 모습일지, 아니면 잔뜩 웅크려 숨어 사는지... 내 모습일까?>
내일이면 며칠간의 여행이다...
물론 혼자만의 여행도 아니고
나만의 향기에 취할 만큼의 여유로운 여행도 아니다...
단지... 업무의 정지...
잠시의 머무름이 나에게 자유로움과 한가로움으로 귀결되길 소원하지만
나의 의지나 일정과는 무관함을 잘 알고 있다...
해서 이번의 일정이 더 무거울 것이다...
<북천리... 일그러진 내 모습일까? 그의 의도와 무관한 나의 해석만이 유난히 허전하다...>
늘상 근본적인 것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일시 정지와 유보만이 임시방편으로 주변을 떠돈다...
마음과 결심의 문제와는 무관한 외적인 변수와 상수가 주는 한계지만
문제의 해결이 아님은 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범벅이 된 현실이라는 게
나의 의지와 무관한 결과들을 만들게 되는 것은 현실이다...
한참을 생각하며 또 다른 임시방편을 고민한다...
<홍제동... 잔뜩 구겨진 내 마음일까? 그래도 길은 끝이 있고 문이 있고 변화가 있는데...>
잊자? 혹은 버리자?
잊고 버림의 결과는 같을지 모르지만
목적도 주체도, 접근도 다르다...
무엇을 잊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
받아들이고 즐겨라?
ㅎㅎㅎ 그럴만한 여지의 것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외의 방법은 없다는 생각...
선택의 여지가 좁고 작은 것만큼 불편한 것은 없다...
늘 생각했던 풍부한 접근과 여유로운 마음...
선택의 여지를 넓힐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찾아야겠지...
<대둔다... 단정함 혹은 정연함이 때로는 초라하고 왜소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도 한 모습인데...>
이끌림보다 여전히 내게 편한 것은 풀어줌이다...
가슴을 펴고
마음을 펴고
조금은 편하게 받아들이자...
풀어주는 것의 주체는 여전히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진주... 지워진 것과 남아 있는 것... 나는 미로 보고 예로 보지만
세월의 흔적은 항상 가볍지만도, 어설프지만도, 추하지만은 않을듯...>
나는 여전히 외로운가?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감만큼 무거운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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